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이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 출전하면 A매치 통산 137경기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오른다.
현재 손흥민은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감독과 함께 136경기로 공동 1위다. 지난달 미국·멕시코와의 2연전에 모두 출전하면서 한국축구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손흥민은 이제 홀로 정상에 설 기회를 맞았다.
이후 함부르크, 바이어 레버쿠젠, 토트넘을 거쳐 올해 LAFC로 이적하면서 유럽 최고 공격수로 성장한 손흥민은 월드컵 3회(2014·2018·2022), 아시안컵 4회(2011·2015·2019·2023) 출전하며 대표팀 역사와 함께했다.
손흥민은 9일 브라질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15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역사를 쓸 수 있는 것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일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면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는 후배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홍 감독은 “항상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게 돼 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장거리 이동과 시차 속에서도 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게 어려운 일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홍명보호는 FIFA 랭킹 6위 브라질과의 경기를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전력을 점검한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미국을 2-0으로 꺾고 멕시코와 2-2 무승부를 거두며 자신감을 얻은 대표팀은 최근 본격적으로 실험 중인 스리백 전술을 브라질전에서도 가동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을 계속 실험하는 이유는 한국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들의 능력이 어느 때보다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이 스리백 전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부임 후 4경기에서 2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카세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브라질은 한국과의 통산 전적에서 7승 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은 “손흥민은 유럽에서 많은 경험을 한 중요하고 위협적인 선수”라며 “한국은 압박 강도가 매우 높고 트랜지션도 빠르다. 월드컵을 앞두고 아시아 국가를 상대하는 것은 팀 성장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에른 뮌헨에서 부상을 당했던 김민재는 브라질전 출전이 가능해졌다. 홍명보 감독은 “김민재의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대표팀 안에서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며 출격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브라질을 상대로 커리어 첫 승리와 득점에 도전한다. 그는 2013년, 2019년, 2022년 친선전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과 네 차례 맞붙었지만 승리와 득점 모두 기록하지 못했다. 최근 LAFC에서 9경기 8골 3도움을 기록하며 물오른 득점 감각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홍명보 감독은 “평가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강한 팀과의 경기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렵고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전에 이어 14일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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