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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우승 확정[종합]

1한화 9회말 2사 후 무너져…LG 정규시즌 1위 확정
박지혜 기자
2025-10-01 2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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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우승 확정 (사진: 연합뉴스)

프로야구 LG트윈스가 극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스스로는 3연패로 무너졌지만, 2위 한화 이글스가 9회말 2사 후 극적인 대역전패를 당하며 LG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LG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3-7로 패했다. 같은 시각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SSG 랜더스의 경기는 믿기 어려운 반전 끝에 SSG가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LG는 85승 3무 56패로 시즌을 마감하며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고, 한화는 84승 3무 57패로 2위에 머물렀다.

한화의 비극, 2사 후 연속 홈런에 무너지다

한화는 인천에서 SSG를 상대로 5-2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승리만 하면 3일 수원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최종전에서 이길 경우 LG와 타이브레이크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33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 손끝에 닿을 듯했다.

에이스 코디 폰세가 선발로 나와 6이닝 10탈삼진을 잡아내며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이날 252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친 폰세는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 등 투수 4관왕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7회초에는 3연속 대타 작전이 적중했다. 최인호가 2루타를 쳤고, 이도윤이 적시타를 때렸으며, 이진영이 투런 홈런을 날렸다. 노시환의 적시타까지 더해지며 5-2로 점수를 벌렸다.

박상원이 7회 무실점, 김범수와 한승혁이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는 확정된 듯 보였다. 하지만 9회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마무리 김서현이 등판했고, 2사까지 잡으며 승리가 코앞이었다. 그러나 2사 후 류효승이 안타로 출루했고, 현원회가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5-4로 점수를 좁혔다.

한화 벤치는 긴장했지만, 아직 1점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정준재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대타 이율예가 결승 홈런을 날리며 6-5로 역전했다. 김서현은 그대로 무너졌고, 한화는 9회말 2사에서 연속 홈런을 맞으며 극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LG트윈스의 씁쓸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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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우승 확정 (사진: 연합뉴스)

LG는 우승했지만 결코 기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3경기를 모두 내주며 최악의 컨디션으로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8월 7일 1위 탈환 이후 56일간 선두를 지켜온 LG는 9월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하며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다. 단 1승만 거두면, 아니 한화가 한 경기만 지거나 비겨도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 후 한화, 두산, NC에게 연달아 패하며 자력 우승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특히 타선의 침묵이 치명적이었다. 29일 6안타 3득점, 30일 3안타 무득점, 1일 4안타 3득점으로 3경기 합계 13안타 6득점에 그쳤다. 시즌 내내 강력했던 화력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얼어붙었다.

이날 NC전에서도 LG는 무기력했다. 1회말 김현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3회초 동점을 허용한 뒤 4회초 김형준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을 당했다. 선발 요니 치리노스는 4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고, 전날 링거를 맞으며 출전한 손주영도 1⅔이닝 1실점으로 흔들렸다. 8회초에는 3점을 추가로 내주며 1-7까지 벌어졌고, 8회말 2점을 만회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NC의 파죽 8연승

이날 경기의 또 다른 주인공은 NC였다. 전날 에이스 구창모를 소진하고 불펜 데이로 나선 NC는 김태경-김영규-전사민의 완벽한 릴레이로 LG를 완封했다. 특히 전사민은 전날 등판 후 하루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치는 역투를 보였다.

타선도 폭발했다. 최원준 5타수 3안타 1타점, 김휘집 3타수 2안타, 김형준 5타수 1안타 2타점 등 총 12안타로 LG 투수진을 공략했다. 김주원은 안타 후 2루와 3루를 연속으로 훔치는 대담한 플레이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70승 6무 67패를 기록하며 5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8연승 행진으로 KT 위즈를 따돌리고 가을야구 진출을 눈앞에 뒀다. 3일 창원에서 열리는 SSG와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5위를 확정짓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한국시리즈 직행 vs 플레이오프

1위 LG는 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막대한 특권을 얻었다. 5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건너뛰고 10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를 기다리면 된다. 최소 9일간의 휴식 기간 동안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을 회복하고 투수 로테이션을 완벽하게 재정비할 수 있다. 특히 최근 3경기 부진에 빠진 타선을 정비하고, 불안한 불펜진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반면 2위로 밀린 한화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5일부터 시작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의 승자를 상대로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에야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 투수 운용의 어려움 등 불리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9회말 2사 후 연속 홈런을 맞으며 역전패를 당한 충격이 선수들의 심리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제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3연패의 충격을 딛고 타선을 정비하고 투수진을 재정비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반면 한화는 9회말 2사 후 연속 홈런을 맞은 악몽을 극복하고 플레이오프에서 재기를 노려야 한다. 과연 누가 2025 시즌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포스트시즌의 막이 오른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