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전술 운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모레노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가 선수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다. 손흥민과 이강인, 오현규 등이 공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후반에는 상대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 전 이천수는 “세 경기 정도 하면 뭔가 의도는 나와야 한다”며 “지금처럼 이렇게 모여 있을 시간이 많지 않다. 4-4-2를 추구한다면 기본적인 틀 정도는 선수들에게 인지시켜 줄 시간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전을 지켜본 뒤 평가는 냉정해졌다. 이천수는 “오늘 전반전만 보면 조금 실패한 것 같다”며 “모레노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선수들은 모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원에서 공격 전개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이 공을 받기 전 주변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리에 적응이 되면 공을 잡기 전에 동료가 어디에 있을지 알아야 하는데, 지금은 잡고 나서 생각한다. 연결이 안 된다”고 분석했다.
이천수는 모레노 감독이 4-4-2 전술에서 요구되는 움직임 자체를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문제는 이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경기장에서 구현하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그는 “4-4-2에서 나올 수 있는 여러 형태와 선수가 갖춰야 할 전술적인 움직임을 모레노 감독은 알고 있는데 선수들은 모르는 것 같다”며 “그걸 선수들에게 입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이나 말로 전술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천수는 “비디오 미팅은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운동장에서 움직이고 이런 느낌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없는 것 같다”며 실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초 모레노 감독의 전술적 역량에 기대감을 가졌다는 이천수는 최근 경기들을 지켜보며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처음에는 ‘그 정도로 전술가인가, 우리를 위해서 얼마나 분석했을까’ 기대했다”며 “그런데 요즘 경기를 보면서 ‘분석은 무슨, 우리나라를 진짜 알긴 아는 건가’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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