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만의 감격! 신상우호, 동아시아 정상에 우뚝 서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20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마침내 동아시아 무대의 정상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이날 승리로 1승 2무(승점 5점)를 기록한 한국은 앞서 0-0으로 비긴 중국, 일본과 승점 동률을 이뤘으나, 대회 규정에 따라 세 팀 간의 맞대결 다득점에서 앞서며 극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 여자축구가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원년이었던 2005년 이후 무려 20년 만의 쾌거였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공수에서 맹활약한 장슬기에게 돌아갔고, 최우수 골키퍼상은 든든하게 골문을 지킨 김민정(인천현대제철)이 차지하며 겹경사를 맞았다.

신상우 감독은 우승이 걸린 이 중요한 경기에서 앞선 두 경기와는 다른 3-4-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최전방에는 일본전 극장골의 주인공 정다빈(고려대)과 '천재 소녀' 케이시 유진(엔젤시티)이 투톱으로 나서 상대 수비진을 공략했다. 중원은 지소연, 정민영(서울시청), 이금민(버밍엄시티)이 지켰고, 양쪽 측면에는 장슬기와 추효주(오타와 래피드)가 포진했다. 스리백 라인은 고유진(인천현대제철), 김미연(서울시청), 김혜리(우한징다)가 구성했고, 골문은 김민정이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스리백 전술을 바탕으로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케이시 유진은 왕성한 활동량과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하지만 수많은 공격 시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고, 전반은 0-0으로 마쳤다.

그러나 계속해서 두드린 한국은 마침내 후반 25분, 길었던 0의 균형을 깼다. 해결사는 역시 에이스 지소연이었다. 교체 투입된 강채림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상대 파울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40분, 우승을 자축하는 축포를 쏘아 올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혜리가 내준 땅볼 크로스를 장슬기가 감각적인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가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내내 골 결정력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강호 중국,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마침내 대회 정상에 서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25 EAFF E-1 풋볼 챔피언십 여자부 3차전 결과대한민국 2-0 차이니스 타이베이
득점: 지소연(후반 25분), 장슬기(후반 40분)

전종헌 기자
bnt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