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요리하는 스윗가이, 모델 오스틴 강

2016-07-31 12:29:26
기사 이미지
[배계현 기자]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절정에 이른 요즘이다. ‘먹방’이나 ‘맛집’을 넘어서 저마다의 형식을 갖춘 요리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며 그에 따라 새로운 ‘요섹남’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국 이름 강민주, 이제는 오스틴 강으로 정식으로 모델계에 들어선 그가 그렇다. 불현듯 ‘마스터셰프 코리아 4’에 등장하더니 순식간에 Top5로, 이어 씨제스 모델 에디션의 러브콜을 받아 패션모델로 영역을 넓혔다.

잘생긴 얼굴에 다부진 체격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그는 조금 서툰 한국말이지만 정성스럽게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신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달콤한 요리가 상상되는 시간이었다.

Q. bnt화보는 처음이에요. 어떠셨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친구들이 bnt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조명도 그렇고 색감도 그렇고 너무 좋은 것 같아요.

Q. 요즘 바쁘시죠?

혼자 요리도 하고 있고 최근 구스 아일랜드에서 스폰을 받아서 제 7가지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진행되는 팝업 이벤트인데 이번에는 연남동에서 24명 한정 예약으로 진행 돼요. 그래서 열심히 연습 중이죠.

Q. 와, 재미있겠어요.

좀 힘들 것 같은데 기대돼요. 7가지 코스 메뉴를 직접 개발했거든요. 그거 말고는 스튜디오에서 요리하고 있어요. 가끔 친구 가게에서도 배우고 아이디어 생각도 하고 공부도 해요.

Q. 아직 오스틴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어서 처음부터 시작해볼게요. 한국에 오신지는 3년 정도 됐다고 알고 있어요. 일 때문에 오셨다고요.

원래는 요리가 아니라 IT회사에 다녔는데 6개월 동안 한국 프로젝트를 위해 왔어요. 미국에서는 수영, 수구, 농구 선수였어요.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오고 난 다음에 컴퓨터 앞 매일 똑같은 일상에 너무 힘들었어요. 이 일을 그만 두고 내 커리어를 만들어야겠다 싶었죠. 그래서 2달 동안 돌아다니면서 놀기도 하고 생각도 좀 했어요. 사실 전공이 호텔 레스토랑 매니지먼트, 서비스 분야였는데 한국에는 양식 레스토랑이 많이 없으니까 요리를 배워서 해보고 싶었어요. 친구가 멕시칸 음식 가게를 했는데 제가 미국에서 멕시칸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할머니들한테 배운 요리를 토대로 친구와 퓨전처럼 해보자 했어요. 그때 처음 메뉴도 개발하면서 여기까지 왔네요.

Q. 그럼 요리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되셨겠네요.

네 한국 와서 배운 거니까 3년 됐어요.

Q. 원래 요리에 재능이 있으셨나 봐요.

사실 대학 진로를 정할 때 요리는 정말 생각도 안했어요. 페이도 적고 업무 강도가 심하니까요. 그런데 주방에 들어와서 계속 요리를 하다보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집중하다 보니 시간도 빨리 가더라고요. 주방 사람들도 가족처럼 지내니까 정말 좋았고요.

기사 이미지
Q. 3년 전에 오셨을 때는 한국말을 아예 못하셨다면서요. 지금은 너무 잘하시는데요.

네 맞아요. 그런데 교포 친구들과 밖에서 술도 마시고 놀면서 한국말이 많이 늘었어요.

Q. 그런데 갑자기 ‘마셰코’는 어떻게 나가셨어요?

저는 진짜 안 나가고 싶었어요. 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슈퍼스타 K처럼 요리가 주제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는데 네가 나가야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하니까 절대 안 나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보니 셰프한테 많이 혼나기도 하는 상황이어서 자신감이 없었죠. 그런데 친구가 설득하더라고요. 친구 중에 헨리가 등록까지 해줘서 못이기는 척 일단 나가만 보자 이런 심산이었죠.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아서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통과했다는 전화를 받았어요. 자신감도 부족하고 시그니처 메뉴도 없어서 포기할까 했죠. 셰프한테 혼날 것도 두렵고 친구들이 실망할까봐 걱정도 됐고요. 그런데 엄마, 친구들, 셰프를 위해서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하고 나갔어요. 계속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하다보니 탑 5, 준결승까지 갈 수 있었고요.

Q. 그때 많이 아쉬웠겠어요.

솔직히 이쯤에서 그만하고 싶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3년 밖에 안 해서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결승까지는 기대도 안했어요.

Q. 주 종목이 양식이세요?

거의 아메리칸 음식이죠. 멕시칸 음식을 정말 좋아하고 프렌치 요리도 좋아해요.

Q. 그런데 SNS 보면 떡볶이를 엄청 좋아하시던데요?

네, 떡볶이 진짜 좋아해요. 마셰코 끝난 후로 한국 요리도 많이 배웠어요. 양식은 재료도 비싸고 하기도 힘들잖아요. 한국 사람이니까 맛있는 한국 음식을 찾아서 많이 먹었어요.

Q. 외국에서 오래 사신 분은 못 먹는 한국 음식도 있기 마련이더라고요. 어떠세요?

저는 다 먹어봤어요. 못 먹는 음식은 없는데 번데기는 정말 안 되겠더라고요. 순대도 좋아하고요. 순대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잖아요. 술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라산 소주만 마셔요. 알콜향이 좀 덜나고 깔끔하더라고요.

Q. 그럼 요즘에는 한식도 좀 하시겠어요. 집에서도 음식 해 드세요?

한식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많이 먹어보고 있어요. 사실 혼자서 뭘 해먹지는 않아요. 메뉴 개발할 때나 일할 때 주로 음식을 하는 편이에요. 원래 요리사들은 집에서 요리 안 해요. 하하.

Q. 그냥 내 가게 차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요?

저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준비가 안됐죠. 사람들이 같이 해보자고도 하는데 내 색깔, 어떤 요리를 해야할 지 짐작이 아직 안돼요. 그래서 팝업을 하다보면 내 스타일도 찾고 어느 지역이 괜찮은지, 타겟 손님 층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기회라고 생각해요.

기사 이미지
Q. 사실 ‘마셰코’가 아니었으면 이런 기회가 없었을 거잖아요. ‘마셰코’의 의미가 클 것 같아요.

아직 어리고 많이 배우지도 못했었는데 마셰코에서 정말 여러 가지 요리를 배웠어요.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요. 심사위원, 요리사들 모두 잘해주셨고 조언도 해주셔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됐죠.

Q. 추천해준 친구들도 지금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그런데 연예인 친구들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연예계로 접어들 수 있잖아요. ‘마셰코’ 전에는 그런 생각 없었어요?

전혀요. 요리를 더 오래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었어요. 같이 일하는 주방 사람들도 요리를 정말 잘 하는데 나 혼자 잘났다고 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Q. 그쵸. 주방은 선후배 위계질서가 엄격하다고 들었어요. 안 그래도 혼자 한국에서 힘들게 지내는데 더 힘드셨겠어요.

거의 16시간을 일했어요. 쉬는 날도 요리 연습을 했고요. 진짜 많이 혼났어요. 제가 레스토랑에 처음 들어가기 전에 6개월 동안 막내 5명이 도망갔대요. 그때 제가 해보고 싶다고 어떻게 해서든 배우고 싶다고 도전을 했죠. 정말 많이 혼났어요.

Q. 3년 정도 지나보니까 한국 생활 어때요?

정말 고맙죠 이런 기회들이. 나중에도 제 가게를 차리고 싶기도 하고요. 나중에 제가 정말 유명해지면 외국인인 제가 한국에서 받았던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어요.

Q. 요리하는 남자 여자들한테 인기 되게 많잖아요.

TV에서 멋있게 보여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요리하는 남자들 안 멋있어요. 주방에서 보면 매일 땀 흘리면서 일하고 쓰레기도 나르고 냄새나고 그래요. 생각보다 정말 힘든 직업이에요.
Q. 요즘은 사람들이 간혹 알아보기도 할 것 같아요.

그런 적도 있고 안 그런 적도 있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알아보면 진짜 어색해요. 연예인도 아닌데 같이 사진찍자 뭐 이러면 엄청 부끄럽죠.

Q. 만능 스포츠맨이잖아요. 몸매도 정말 보기 좋은데 체중 감량을 했다고 들었어요. 특별히 이유가 있었어요?

사진 잘 나오려고요. 하하. 옷도 미국핏하고 한국핏이 다르잖아요. 살을 빼야겠더라고요.

Q. 이제는 씨제스 모델에디션 소속 모델이에요. 모델 일을 새로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어때요? 재미있으세요?

지금 워킹하는 것부터 새롭게 배우고 있는데 정말 재미있어요. 회사 사람들이 모두 친구처럼 편하게 잘 지내서 너무 좋아요.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함께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패션업계가 파티도 많고 개성 있는 분들도 많아서 되게 흥미로워요.

Q. 어떻게 보면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셈이에요. 앞으로 오스틴의 미래가 조금 기대가 될 것 같아요.

모델 쪽에서는 패션 피플들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카메라도 잘 알아야 하고. 옷도 잘 알아야 하고요. 패션도 요리를 병행 하다보면 새롭고 재미있는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요.

Q. 앞으로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스틴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신지.

팝업 이벤트를 통해 요리도 보여드리고 싶고 모델 일도 열심히 해야죠. 운동도 열심히 하고 패션에도 신경 쓰고요. 방송 쪽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패션은 이제 시작이지만 요리와 패션모델 두 개 다 열심히 해 볼게요. 아자아자 파이팅!

기획 진행: 배계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건돈
의상: FRJ Jeans, MUNSOO KWON
슈즈: 로버스, 팀버랜드
헤어: 라뷰티코아 베네타워점 정예림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베네타워점 안주희 실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