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리야에게 춤은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인도에서 처음 춤을 배웠을 때를 떠올리며 가장 먼저 꺼낸 말도 즐거웠다는 이야기였다.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좋았고, 어릴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다. 블랙스완의 멤버로 무대에 서는 지금의 출발점에는 그 단순하고 분명한 즐거움이 있다.
한국행을 결심했을 때 가족은 걱정했다. 동시에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응원을 보냈다. 스리야의 답변에는 두 마음이 함께 담겨 있다. 낯선 나라로 떠나는 선택이 가족에게도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스리야가 하고 싶은 일을 지지했다.
오디션의 기억에도 긴장과 기대가 나란히 남아 있다. 연습생으로 시작해 데뷔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꿈처럼 느껴졌다. 가수가 되고 싶었던 마음이 실제 도전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스리야는 당시를 돌아보며 많이 긴장했다는 말과 꿈만 같았다는 말을 함께 전했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는 무대 밖에서도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언어와 문화가 달랐다. 처음에는 친구도 없었고 모든 것이 낯설었다. 스리야는 그 시간을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꿈꾸던 곳에 왔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생활이 곧바로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윤등룡 대표와의 첫 만남을 묻자 예상 밖의 기억도 나왔다. 첫인상이 생각보다 강렬했다는 답 뒤에, 대표의 집에서 본 강아지들과 동물 컬렉션 이야기가 이어졌다. 처음 방문했을 때 그 모습에 무척 놀랐다고 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마주한 낯선 풍경 하나까지 기억에 남아 있었다.
대표에게 들은 말 가운데 떠오르는 것은 열심히 해보라는 격려였다. 스리야는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돌아봤다.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배워야 하는지조차 낯설던 시절, 우선 해보라고 건넨 말이 기억에 남았다.
인도에서 자란 경험은 그 생활을 받아들이는 데 어떤 힘이 됐을까. 스리야는 자신을 믿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고 답했다. 환경이 달라져도 자신을 지탱해줄 태도를 고향에서 익혀온 셈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더라도 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강인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가 인도를 이야기하는 방식에는 출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한국에서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았지만, 자신이 살아온 시간에도 앞으로 나아갈 힘이 있었다. 낯선 문화를 익히는 일과 자신이 가진 것을 믿는 일은 스리야에게 함께 필요한 과정이었다.
처음 춤을 배우던 즐거움이 K팝 무대를 향한 동경으로, 동경이 한국행으로 이어졌다. 그 사이에는 가족의 걱정과 응원, 오디션의 긴장, 친구 없이 시작한 생활이 있었다. 스리야는 그 과정을 멋진 순간들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어려웠던 점과 도움받은 사람들을 함께 기억한다.
지금 한국행을 선택한 자신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스리야는 두려워도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믿으라고 답했다. 그 말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생각도 담겼다. 데뷔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이뤘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이 응원은 과거의 자신만을 향하지 않는다. 낯선 곳으로 떠나기로 했던 소녀에게도, 지금 무대에서 배우고 있는 자신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얼마나 빨리 도착했는지보다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을 먼저 챙긴다.
스리야는 인도에서 배운 춤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한국에 왔다. 가족이 보내준 응원에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이 더해졌고, 그는 블랙스완의 멤버로 무대에 섰다. 처음 춤출 때 느꼈던 즐거움은 이제 팬들과 나누는 것이 됐다. 두려움 속에서도 선택했던 한국행이 만들어낸 변화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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