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bnt K-푸드 리더|청년감자탕 이정훈②] ‘공든탑 감자탕’은 어떻게 청년감자탕의 얼굴이 됐나

손님을 부르는 한 상에서 함께 키우는 가게로…이정훈이 말하는 맛의 기준과 운영의 기본
김민주 기자
2026-11-01 01: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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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nt news)



숟가락을 들기 전, 먼저 사진을 찍고 싶은 감자탕이 있다. 냄비 위로 높이 쌓인 뼈와 푸짐한 고기. 청년감자탕순대국의 대표 메뉴 ‘공든탑 감자탕’이다. 이름처럼 공들여 쌓은 한 상은 먹기 전부터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 탑의 높이를 결정한 것은 손님들의 반응이었다. 이정훈 대표는 처음부터 고기를 넉넉하게 드리고 싶어 뼈를 쌓아 내놓았다고 했다. 손님들은 놀라고, 사진을 찍고, 즐거워했다. 그 모습을 보며 조금씩 더 높이 쌓은 것이 지금의 공든탑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완성된 모양을 정해놓기보다 손님과 만나며 메뉴가 자라난 셈이다.

그 출발에는 앞선 장사에서 배운 경험이 있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며 무한리필 업소와 경쟁했던 그는 손님이 충분히 먹었다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평소 좋아하던 감자탕이라면 합리적인 가격에 넉넉한 한 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눈으로도 푸짐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

음식의 모습은 가게를 알리는 힘이 됐다. 손님들이 찍은 감자탕 사진이 SNS와 온라인에 퍼지면서 매장을 찾는 사람이 늘었고, 방송 촬영 제안도 이어졌다. 직접 전단지를 들고 손님을 찾아다니던 시절을 지나, 손님이 남긴 사진이 또 다른 손님을 데려오는 경험을 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공든탑을 설명할 때 더 중요하게 짚는 것은 사진을 찍고 난 다음이다. 국물을 떠먹고 고기를 맛본 뒤에도 만족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외형이 화려해도 국물이나 고기의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시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봤다. 그가 듣고 싶은 말은 식사를 마친 손님의 “정말 맛있고 잘 먹었다”는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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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nt news)



청년감자탕이 내세우는 국물은 해장국처럼 얼큰하고 시원한 빨간 국물이다. 이 대표는 당시 자신이 접했던 감자탕에 된장색 국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해장국의 느낌을 감자탕에 담고 싶어 여러 번 끓이며 맛을 다듬었다.

‘감자탕이라 쓰고 해장국으로 읽는다’는 슬로건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다만 붉은 색이나 매운맛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깊이가 있으면서 고기와 조화를 이루는 국물이다. 높이 쌓인 뼈가 첫인상을 만든다면, 그 아래의 국물은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 맛의 중심을 잡는다.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는 공든탑 감자탕과 함께 특제소스, 겉절이, 과일숙성 깍두기도 곁들여 보기를 권한다. 가족에게서 이어받은 겉절이를 비롯한 반찬 역시 그가 설명하는 한 상의 일부다. 냄비 하나를 돋보이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기와 국물에 곁들여 먹는 즐거움까지 챙기려는 것이다.

재료를 고를 때도 고기와 국물의 바탕이 되는 원재료 상태와 품질을 우선으로 살핀다고 했다. 매장이 늘면서는 좋은 재료를 고르는 일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과제까지 더해졌다. 한곳에서 만족스러웠던 음식이 다른 매장에서도 같은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맛을 매일 내놓으려면 주방의 준비도 뒷받침돼야 했다. 이 대표가 직접 운영하며 부딪힌 문제는 시간이었다. 소스까지 매장에서 만들다 보니 다른 일을 챙길 여유가 부족했다.

그때 세운 기준이 있었다.

“내가 운영하기 힘든 매장을 가맹점주에게 권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재원 대표와 공동 출자해 ‘하남소스제조’를 설립했다. 당장의 수익보다 일관된 맛과 운영 효율을 위한 생산 체계를 먼저 마련하려 했다는 설명이다. 자신이 주방에서 겪은 어려움을 다른 운영자도 그대로 감당하게 두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같은 소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맛의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소스만 같다고 음식 맛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장에서 정해진 방식으로 직접 끓이고 준비하는 과정이 따라야 한다. 제조와 공급이 맛의 바탕을 마련한다면, 조리 교육은 그 바탕을 손님 앞의 음식으로 완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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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nt news)



신규 점주는 본점에서 기본 교육을 받는다. 매장 오픈 전날에는 이 대표가 슈퍼바이저들과 함께 현장을 찾는다. 이때 먼저 살피는 것은 음식 준비 상태와 직원들의 동선이다. 주방에서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손님을 맞을 준비는 갖춰졌는지를 확인한다.

동선에 주목하는 이유도 음식과 연결돼 있다. 직원들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서비스와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손님 눈에는 완성된 한 상이 보이지만, 이 대표는 그 한 상을 내놓기까지의 준비를 함께 본다. 맛을 지키려면 일하는 사람의 움직임도 살펴야 한다는 것을 직접 운영하며 배웠다.

처음 장사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음식만 맛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여러 번의 창업을 거치며 입지와 원가, 홍보와 조리 동선까지 챙겨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음식이 좋아도 손님이 모르면 찾아오기 어렵고, 홍보로 찾아온 손님도 식사에 만족하지 못하면 오래 붙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효율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얼큰하고 깊은 국물, 푸짐한 양, 매장에서 정성껏 직접 끓여 내는 원칙이다. 준비의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과 음식에 들여야 할 정성을 구분하고, 처음 손님들이 좋아했던 이유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공든탑의 푸짐한 모습은 첫 방문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그다음 방문을 결정하는 것은 맛과 서비스, 가격에 대한 만족이라고 봤다. 소스를 만들고 조리법을 가르치고 주방 동선을 살피는 일도 결국 손님이 어느 매장에서든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도록 하기 위한 준비다.

처음에는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 다음에는 다시 먹고 싶어서 찾는 가게. 손님들의 반응을 보며 높여온 공든탑에, 이정훈이 지키고 싶은 약속이 담겨 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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