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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사람, 김민종

‘미우새’에서 꺼낸 용서의 이야기…17년의 인연과 흔들리던 순간의 선택, 시간이 지나도 남는 마음
김민주 기자
2026-10-12 10: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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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사람, 김민종



사람은 누구나 박수를 받는 순간이 있다. 무대 위에서 빛나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자신의 이름이 가장 크게 불리던 시간이다.

그러나 한 사람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때로 박수가 멈춘 뒤의 모습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김민종은 오랜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웃음이 오가던 자리에서 그는 최근 자신이 겪었던 어려운 일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의혹으로 명예에 상처를 입었고, 출연이 예정됐던 영화에서도 하차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배우에게 작품 하나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연기를 보여줄 기회이자, 어쩌면 인생의 다음 장면을 바꿀 수도 있는 만남이다. 그 기회가 사라졌다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김민종은 자신에게 사과한 상대방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더 다툰다고 달라질 것이 없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이 편해지고 싶었다는 것이다.

상처가 없어서 용서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잃어버린 기회가 아깝지 않아서도 아닐 것이다.

다만 어느 순간에는 지나간 일을 붙잡는 것보다 자신의 삶을 앞으로 움직이는 일이 더 중요해졌을지 모른다.

그는 지나간 일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짧은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 시간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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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장면



김민종은 1988년 데뷔한 뒤 배우와 가수로 오랜 시간을 걸어왔다. ‘미스터Q’, ‘수호천사’, ‘신사의 품격’으로 사랑받았고, ‘하늘 아래서’, ‘귀천도애’, ‘착한 사랑’ 같은 노래를 남겼다. 한 시대의 청춘이 그의 목소리와 함께 흘렀다.

그러나 그의 삶을 돌아보면 화려한 무대보다 오래 생각하게 되는 장면이 있다.

2006년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은 그는 17년 동안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했다. 그 시간 동안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도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2023년 SM 경영권 분쟁 당시 김민종은 이수만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회사의 미래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의견이 맞서던 시기였다.

그의 선택을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렸다. 누군가는 의리라고 했고, 누군가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를 지금 다시 결론 내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김민종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사람과 그 안에 쌓인 믿음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해 6월, 그는 17년간 몸담았던 SM과 전속계약을 마무리했다.

계약은 끝났다. 하지만 함께 지나온 시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래된 인연에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이 쌓인다.

서로의 전성기를 보았고, 어려운 시간을 지나왔으며, 때로는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을 숫자로 셀 수는 없다.

이번 ‘미운 우리 새끼’에서 보여준 모습은 또 다른 장면을 남겼다.

과거에는 오래된 인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지켰던 사람이, 이번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다툼을 끝냈다. 서로 다른 사건이고, 그 안에 놓인 사정도 다르다.

그럼에도 두 장면을 함께 바라보면 한 사람의 시간이 보인다.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더 붙잡아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놓아주는 모습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얻고, 또 많은 것을 떠나보낸다. 오래 함께했던 사람과 헤어지고, 기다렸던 기회를 놓치고, 믿었던 관계에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젊은 날에는 모든 것을 되찾아야 할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 되찾을 수 없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잃었느냐보다, 그 일을 지나 어떤 사람으로 남느냐일지도 모른다.

김민종은 이번 방송에서 자신을 특별히 포장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웃었고, 지나간 일의 아쉬움을 이야기했으며, 앞으로의 시간을 바라봤다.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였지만, 그 자리에서는 상처도 받고 아쉬움도 느끼는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오래 눈길이 머문다.

우리는 누군가의 전성기를 쉽게 기억한다. 환호가 쏟아지던 무대, 수많은 사람이 따라 부르던 노래, 화면을 가득 채우던 젊은 얼굴.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에는 조금 다른 장면들이 남는다. 어려울 때 어떤 선택을 했는지. 상처를 입은 뒤 어떤 말을 남겼는지. 오랜 관계와 지나간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김민종의 모든 선택이 언제나 정답이었을 수는 없다. 그 역시 때로는 흔들리고, 아쉬워하며, 자신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왔을 것이다.

그것이 오히려 한 사람의 삶을 더 진실하게 만든다.

박수가 멈춘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화려한 조명이 꺼진 자리에도 사람은 남는다. 사람들은 그가 받았던 박수를 기억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박수가 멈춘 뒤에야 더 선명해진다.

김민종은 지금, 그런 시간을 지나고 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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