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작가 주호민이 발달장애 아동 등 스스로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제3자 녹음의 예외적 증거능력을 인정해 달라고 대법원에 호소했다.
아들을 담당했던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혐의 사건이 대법원 판단을 앞둔 가운데 직접 목소리를 냈다.
이날 주호민은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이 사건 당시 9세였다며 "자신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설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확보한 녹음이 1심에서는 학대 혐의를 판단하는 증거로 인정됐지만, 항소심에서는 부모가 제3자의 대화를 녹음했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호민은 "같은 말이 녹음됐는데도 누가 버튼을 눌렀느냐에 따라 그 목소리가 재판에서 지워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분별한 녹음을 허용해 달라는 취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교실에 녹음기를 들이자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CCTV도, 증인도 없는 곳에서 피해를 설명할 수도, 증거를 남길 수도 없는 사람에게 녹음마저 허용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나"라고 말했다.
주호민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시민 2만4000여 명이 참여한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그는 이번 문제가 자신의 가족만의 일이 아니라 피해 사실을 스스로 알리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공통으로 닥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2022년 주호민이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들을 담당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주호민 측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 중 특수교사의 발언을 녹음했다.
반면 항소심은 녹음 파일이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제3자가 녹음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사건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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