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의 봄’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두 작품의 역사적 사건 재구성 방식을 비교하며 영화적 상상력의 허용 범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가 역사적 각색을 받아들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가 대체역사물을 잘 못 받아들이긴 한다”며 ‘서울의 봄’도 완성도가 높아 어느 정도 넘어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장태완 전 수도경비사령관을 모티브로 한 이태신의 행적이 실제보다 부각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이태신이라는 이름과 광화문 이순신 동상을 연결해 연출 의도를 의심하는 반응도 나왔다.
인물 묘사를 두고도 해석은 갈렸다. 정의를 좇는 이태신보다 권력을 추구하는 전두광에게서 오히려 인간적인 면모를 느꼈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같은 장면과 인물을 받아들이는 방식에도 차이가 드러났다.
두 작품은 실제 현대사를 소재로 삼았지만 논란의 쟁점에는 차이가 있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큰 흐름 안에서 인물과 상황을 극적으로 재구성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바탕으로 사건의 배후에 다른 주체가 있었을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제작진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왜곡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허진호 감독도 지난달 3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봉지욱의 오프더레코드’ 인터뷰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 여사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중앙정보부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존 자료와 인터뷰 등을 참고한 영화적 가정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은 출연 배우와 영화를 추천한 동료 배우들의 SNS에 항의성 댓글이 달리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작품에 대한 비판과 배우 개인을 향한 비난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의 봄’까지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역사적 소재에 상상력을 더할 때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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