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감독의 자진사퇴에도 국민 분노가 가라앉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사퇴 자체보다 그 방식이 문제였다.
바로 이 지점이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녹방에 질문도 안 받고 도망갔다", "GPT가 쓴 종이쪽지 읽고 주머니에 손 찔러 넣고 나갔다", "죄송한 태도가 아니었다. 니들이 사퇴하라니까 내가 사퇴해준다는 식"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말투와 태도에서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일부 누리꾼은 "감정 없이 말해서 사이코패스 같다"며 불쾌감을 표했고, "마지막 멘트할 때 실실 쪼갰다"는 증언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에서 1승 2패(체코전 2-1 승, 멕시코전 0-1 패, 남아공전 0-1 패)로 조 3위에 그쳤고, 조 3위 중 상위 8팀에 부여되는 32강 티켓도 끝내 확보하지 못했다. 48개국 중 최종 34위로, 1982년 이후 44년 만의 역대 최저 순위이자 36년 만의 2경기 연속 무득점이라는 치욕적 기록이 동시에 쏟아졌다.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이른바 '황금 세대'를 이끌고도 이 같은 성적을 낸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은 탈락 직후부터 거셌다.
사퇴 발표 이후에도 분노는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북 김제의 한 고깃집이 공식 SNS를 통해 홍 감독의 출입 금지를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편의점·버스·고속도로 등을 배경으로 한 각종 패러디 이미지가 온라인에 확산했다. 일부 극단적 게시글에는 살해 협박성 내용까지 포함돼 경찰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을 겪은 바 있어, 세계 최초로 동일 감독이 두 차례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선수들의 월드컵 커리어를 망쳐놓고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은 뒤 아무런 해명 없이 퇴장했다는 비판이 사퇴 이후에도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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