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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먼저냐, 제재 먼저냐”…미·이란 협상 또 교착

서정민 기자
2026-05-26 06: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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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협상 또 교착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핵 프로그램 제한과 제재 완화의 선후 문제를 둘러싼 강경 입장 충돌로 다시 교착 국면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힌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협상 난항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감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중재국들을 인용해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완화, 휴전 연장, 후속 핵협상 개시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이지만 협상 진전이 둔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 쟁점은 '순서' 문제다. 미국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핵시설 제한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에 대한 선제적이고 명확한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WSJ는 미국이 최대 20년간 우라늄 농축 중단과 농축 우라늄 반출 등을 요구했다고 전한 바 있다. 

반면 이란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에 대한 구체적 보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일부 제재 완화 혜택만 확보한 뒤 핵 협상을 장기화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미묘하게 바뀌었다. 그는 24~2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현재 논의되는 안이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JCPOA)와 전혀 다르다고 강조하며 "원하는 수준의 합의가 아니면 더 강한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 핵 능력을 사실상 유지한 채 제재만 완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변국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협상 자체에는 찬성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자유 항행 보장 조항을 MOU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합의가 이란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압박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강경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측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권력 구조 변화도 변수다. 지난 3월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중재국들은 실제 실권자가 누구인지, 협상에 대한 의중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란 측은 오히려 미국을 향해 역공에 나섰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정책 결정과 의사결정 과정이 제도적 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어 잦은 인사 변동이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양측 모두 합의 필요성은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 내 피로감과 국제유가 상승 부담을, 이란은 제재와 해상 통제로 악화된 경제난을 각각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 시 이란까지 포함한 아브라함 협정 확대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자지구 전쟁 이후 악화된 중동 여론을 감안하면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진제공 = ai 생성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