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 이글스)이 마침내 한미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 2006년 19세 루키로 마운드에 첫발을 내디딘 지 20년 만에 이뤄낸 대기록이다.
시즌 5승째(2패)이자 KBO리그 통산 122승. 여기에 메이저리그(MLB)에서 쌓은 78승을 더해 한미 통산 200승째를 완성했다. 한국인 투수가 프로 무대에서 200승을 달성한 것은 2009년 은퇴한 송진우(210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는 노련함 그 자체였다. 삼진은 3개뿐이었지만 빠른 공에 집착하지 않고 카운트 싸움에서도 서두르지 않으며 두산 타선의 중심 타이밍을 끝까지 흐트러뜨렸다. 위기에선 낮은 변화구로 범타를 유도했고, 유리한 흐름에선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었다.
한화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보탰다. 1회 이원석의 2루타와 문현빈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고, 4회 페라자의 솔로홈런과 이도윤의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났다. 5회에는 이원석과 문현빈이 다시 적시타를 추가해 5-0으로 리드를 벌렸다.
두산은 6회 정수빈의 3루타와 박찬호의 적시타, 7회 임종성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류현진은 7회 2사까지 책임진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9회에는 2군에서 복귀한 박상원이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200승을 지켜냈다. 박상원으로선 637일 만의 세이브이기도 했다.
지난해 함께 한화의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뒤 빅리그로 복귀한 폰세(토론토)는 한국말로 "형님 축하해!"라며 인사했고, 와이스(휴스턴)도 "형은 나와 가족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류현진은 "미국 무대에 있을 때도 200승이란 숫자를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한국에 돌아와 홈팬들 앞에서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 더 기쁘고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 배지현 씨와 두 자녀, 부모님과 함께 축하 영상을 지켜본 그는 "아이들 앞에서 아빠로서 이런 기록을 세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류현진의 여정은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 데뷔 첫 승에서 시작됐다. 그해 고졸 신인 데뷔 시즌 최다승인 18승을 거두며 투수 3관왕에 올랐고, KBO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 석권했다.
2024년 한화로 복귀한 뒤에도 복귀 첫 시즌 10승, 지난해 부상 중에도 9승을 따내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이날 200승에 대해 류현진은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는 감히 상상조차 못 한 대기록"이라며 "그때는 신경현 선배의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는데, 이제는 내가 직접 사인을 내며 포수를 리드하게 됐다"고 20년 세월을 돌아봤다.
2006년 신인 시절 더그아웃에서 송진우의 200승을 지켜봤다는 그는 "그때는 생각지도 못한 기록이었다. 앞으로 관리를 잘해서 송진우 선배님의 210승도 한번 깨보고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기록은 이제 다 필요 없다. 아직 이루지 못한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