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첫 상용 소형모듈원전(SMR) 착공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원전 시장의 핵심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 부지에서 연내 착공을 거쳐 2030년 상업 운전 개시를 목표로 하는 이 사업은 미 에너지부로부터 4억 달러(약 5500억원)의 연방 보조금을 확보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공 주관사는 현대건설로, 업계에서는 프로젝트가 본격화할 경우 현대건설의 수주 규모가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홀텍은 최근 미국·한국·독일·캐나다·일본·UAE 등 22개국 71개 기업 원전 전문가 140여 명을 초청해 대규모 기술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홀텍의 설계안과 함께 현대건설의 시공 능력 및 설계 경제성에 대한 검증도 이뤄졌다.
홀텍은 같은 날 르완다 원자력에너지위원회와 르완다 내 SMR-300 배치를 위한 개발협약도 체결했다.
아프리카 원자력 혁신 정상회의에서 체결된 이번 협약은 잠재 총 발전 용량을 최대 5GW로 제시했으며, 현대건설이 해당 사업의 EPC(설계·조달·시공) 파트너로 언급됐다.
리처드 스프링먼 홀텍 사장은 "SMR-300 기술과 현대건설과의 EPC 협력, 사용후핵연료 관리까지 포함하는 통합 공급 모델이 르완다의 원전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협약은 개발협약 단계로,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부지 선정·인허가·금융 조달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시장에는 홀텍을 비롯해 뉴스케일파워·X에너지·GE히타치·웨스팅하우스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홀텍과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를 SMR 1세대 선도 기업으로 선정하고 각각 4억 달러씩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캐나다·체코·아르메니아 등도 SMR 도입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거나 확대했다.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물산은 GE히타치와 협력을 확대하며 유럽·동남아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섰고, DL이앤씨는 지난 3월 미국 X에너지의 4세대 SMR 표준화 설계를 국내 최초로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0년까지 대형원전·SMR·가스터빈 등 100조원 규모의 수주 물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원전 협력사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한국수출입은행과 공급망 상생금융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뀐랍 LNG 발전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향후 SMR을 포함한 차세대 글로벌 전기사업자로의 성장 전략을 밝혔다.
정부도 SMR을 국가 핵심 육성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1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투자설명회에서 그래핀·초전도체와 함께 SMR을 '15개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의 하나로 제시하며 집중 육성 방침을 강조했다.
한국 건설사의 원전 시공 경쟁력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평가받는다.
UAE 바라카 원전에서 '예산 내·기한 내' 완공이라는 실적을 유일하게 입증한 데다, 수십 년간 국내 원전 사업에 참여해온 경험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시공 역량이 뛰어난 한국의 파트너십은 미국 시장을 넘어 유럽 등 글로벌 동반 수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홀텍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