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사태 여파로 아랍에미리트(UAE)에 발이 묶였던 우리 국민 203명이 정부 전세기를 타고 9일 귀국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정부가 국민 귀국 지원을 위해 전세기를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티하드항공이 운항한 전세기는 한국 시간 8일 오후 5시 35분 아부다비 공항을 출발해 약 8시간의 비행 끝에 9일 오전 1시 29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탑승객은 한국인 203명과 영국·프랑스·캐나다 국적의 외국인 배우자 3명 등 총 206명이었다. 중증환자, 중증장애인, 임산부, 고령자, 영유아와 이들의 필수 동행 인원 등 취약계층이 우선 탑승자로 선별됐다.
새벽 시간대임에도 인천공항 입국장은 귀국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로 붐볐다. 목발을 짚고 딸을 기다리는 아버지, 휴지로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의 모습도 보였으며, 꽃다발을 건네거나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두바이 교민 김보라(38) 씨는 “대피하는 상황은 일상화됐지만 공습경보가 울릴 때는 아직 무섭다”며 “예전에 살던 곳에는 요격된 미사일 잔해가 떨어져 불이 나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귀국 날에 맞춰 전쟁이 터져 발이 묶였다는 이상범(24) 씨는 “전세기 덕분에 믿으면서 기다릴 수 있었다”며 “아직 현지에 남은 한국인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런 기회가 더 많아져 다들 무사히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세기 마중을 위해 공항을 찾은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지난 한 주간 먼 곳에서 심적·물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모든 국민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우리 정부는 마지막 한 분까지 무사히 귀국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UAE 항공 운항 재개로 이번 전세기 탑승객을 포함해 현지에 체류하던 우리 국민 약 1500명이 직항 또는 경유편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UAE에 아직 남아 있는 단기 체류자를 약 1400명으로 추산하며, 민항기 운항이 재개됨에 따라 이들도 순차적으로 귀국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