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트 9-14에서 듀스를 성사시켰지만, 끝내 기적은 없었다. 김상우 감독이 사퇴한 삼성화재가 11연패 수렁에 빠졌다.
고준용 감독대행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2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7-25, 19-25, 25-23, 15-25, 17-19) 역전패를 당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19일 김상우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으나 이날도 승리에 실패하며 11연패 늪에 빠졌다. 시즌 2승 15패(승점 8) 최하위다. 반면 천신만고 끝 승점 2점을 챙긴 한국전력은 OK저축은행을 제치고 9승 7패(승점 24) 4위로 올라섰다.
5세트 승부가 가장 아쉬웠다. 9-14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아히의 강서브를 이용해 상대 범실을 유도, 기적의 듀스 승부를 연출한 삼성화재. 그러나 17-17에서 베논에게 후위 공격을 허용한 뒤 아히가 치명적인 공격 범실을 기록했다.

고준용 감독대행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네트터치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야속하게도 그 누구도 네트를 건드리지 않았다.
경기 후 고준용 대행은 라커룸 앞 아이스박스에 걸터앉아 한숨을 연신 몰아쉬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기자회견에 임한 그는 “오늘 우리 선수들은 나무랄 데 없이 잘 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내가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이어 “나도 처음이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이런저런 실수가 많았다”며 “지고 있을 때 선수들의 리듬을 어떻게 잡아줘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전 세터 고민도 계속됐다. 이날 삼성화재는 알시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을 1, 2세트 스타팅으로 내세웠으나, 3세트 이후엔 노재욱의 기용 빈도가 늘어났다.
삼성화재는 오는 26일 홈에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11연패 탈출을 노린다. 한국전력은 27일 홈에서 현대캐피탈을 맞이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