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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시금치국수, 정위스님 레시피 도용 논란

전종헌 기자
2025-12-23 1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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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시금치국수, 정위스님 레시피 도용 논란 ©알토란

MBN ‘알토란’에서 이상민이 소개한 ‘시금치국수’가 정위스님 유튜브 채널의 궁 셰프 시금치국수(잔치국수) 레시피와 재료, 분량, 조리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제작진이 공식 사과했다.

MBN 예능 프로그램 ‘알토란’ 제작진이 이상민이 선보인 ‘시금치국수’가 정위스님의 ‘궁 셰프 시금치국수(잔치국수)’ 레시피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지적을 받고 공식 사과 입장을 냈다. 제작진은 “SNS와 AI 검색 과정에서 알게 된 레시피였으나 정위스님 유튜브에 소개된 메뉴라는 점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제작 과정의 검토 부족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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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시금치국수, 정위스님 레시피 도용 논란, 궁 셰프 시금치국수 레시피는?

정위스님이 유튜브 채널 ‘정위스님의 채소한끼’에서 소개한 궁 셰프 시금치국수는 멸치 없이 다시마와 마른 표고버섯, 구기자 가루로 깊은 맛을 내는 사찰식 잔치국수 레시피로 알려져 있다. 물 2ℓ에 다시마 3장과 마른 표고버섯 6개를 넣고 끓인 뒤 국간장 4큰술, 진간장 1큰술, 소금 ½큰술을 넣고 간을 맞추며, 구기자 가루 1작은술을 더해 단맛과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통감자를 반으로 갈라 육수와 함께 오래 끓여 전분기를 우려내고, 완성된 채수는 연한 시금치나 쑥갓, 상추 등 계절 채소 위에 부어 김가루를 올려 먹는 조리 구조가 특징으로 소개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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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방송된 알토란 ‘궁 셰프 타임 – 시금치 국수’ 코너에서 이상민은 멸치 대신 구기자 가루를 사용하는 ‘채식 국수’ 레시피를 선보였고, 자막과 설명을 통해 “궁 셰프의 집밥 – 시금치 국수”라는 이름 아래 직접 개발한 메뉴처럼 소개했다. 방송에서 안내된 레시피 역시 물 2ℓ에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넣어 육수를 낸 뒤, 국간장·진간장·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구기자 가루를 넣는 구성으로 정위스님 잔치국수와 재료와 양, 조리 포인트가 거의 같았다는 비교 내용이 커뮤니티와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됐다. 통감자를 반으로 잘라 통째로 넣어 끓이다가, 뜨거운 국물을 생 시금치 위에 붓는 방식 역시 정위스님 레시피와 구조가 겹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위스님 측은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종편 예능에서 통감자와 구기자 가루를 사용하는 국수 레시피가 소개됐고, 레시피 재료와 분량, 조리법이 잔치국수와 동일했다”라며 출처 없는 사용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알토란 제작진이 ‘궁 셰프의 집밥’이라는 브랜드로 소개하면서 출연자가 직접 고안한 메뉴처럼 홍보했다는 점에 대해 시청자 항의 글도 다수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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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 제작진은 공식입장문에서 “비건, 사찰음식 레시피를 다각도로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멸치 없이 구기자 가루를 사용하는 방식을 SNS와 AI 검색을 통해 접했으나 출처를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위스님을 직접 찾아가 방송에 시금치국수가 편성된 경위를 설명하고 정식으로 사과했다”며 “정위스님이 시금치를 데친 뒤 사용하는 편이 좋겠다는 조언까지 건넸다”고 전하며 향후 제작 과정에서 출처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청자 게시판에 정위스님 측 문제 제기가 올라왔음에도 답변이 늦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제작진은 “게시판 확인이 늦어 대응이 지연됐다”며 다시 한 번 사과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