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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배신 딛고 연말 공연

박지혜 기자
2025-11-10 07: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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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 배신 딛고 연말 공연 (사진=bnt뉴스, 성시경 SNS)

가수 성시경이 10년 넘게 함께한 전 매니저의 배신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며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힘들어하는 건 내년으로 미루고 연말 공연에 도전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성시경은 9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5 인천공항 스카이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최근 10년 넘게 함께한 매니저에게 수억 원대 금전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첫 공식 석상이었다.

어두운 계열 코트를 입고 등장한 성시경은 ‘너의 모든 순간’을 부른 뒤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다들 기사 보셔서 알겠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러 왔으니 함께 잘 즐기고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어 그는 “제가 안 올 거라는 추측도 있었나 보다. 힘들다고 캔슬하고 ‘알아서 하세요’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다. 약속은 약속이니까요”라며 프로로서의 신념을 밝혔다.

성시경은 “빈말이 아니고 에너지는 주고받는 겁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리러 온 게 아니라, 저도 받으러 왔어요”라며 관객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공연 말미에는 “같이 노래해주셔서 위로받고 갑니다. 제일 쓸데없는 게 연예인 걱정이에요. 저는 잘 해낼 겁니다”라며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공연 후 성시경은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렇게까지 날 싫어하는 사람이 많을까 싶게 악플을 받아본 적은 많아도, 이렇게까지 위로해주고 응원하는 글을 많이 받은 건 인생 처음인 것 같다. 내가 그리 나쁘게 살지 않았구나 싶고 진심으로 많은 위로와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가요 선후배뿐 아니라 방송 관계자들로부터도 잘 연락하지 않던 연이 한번이라도 닿았던 거의 모든 분들이 ‘힘내라’고 다정하게 연락을 주셨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성시경은 “어릴 적 사자성어 책에 나오던 ‘새옹지마’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소린가 했는데,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든 일을 담담하고 현명하게, 쉽지 않지만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어른이라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금 내 인생의 흐름, 나라는 사람에 대해,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 많이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며 이번 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다고 밝혔다.

성시경은 “연말 공연 도전해보겠습니다”라며 공연 진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응원하고 기다려 주시는 팬분들을 위해, 무엇보다 제 자신을 위해 힘들어하는 건 내년으로 미루고, 남은 시간 몸과 마음을 잘 돌보고 나답게 재미있고 따뜻한 한해의 끝을 준비해보겠다.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시경은 최근 10년 넘게 호흡을 맞춘 매니저 A씨로부터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성시경이 A씨의 결혼식 비용을 전액 부담할 정도로 가족처럼 챙겼지만, A씨는 콘서트 암표 단속을 명목으로 VIP 티켓을 빼돌려 수억 원을 횡령하고, 부인 명의 통장으로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에스케이재원 측은 “성시경 전 매니저는 재직 중 업무 수행 과정에서 회사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조사 결과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정확한 피해 범위를 확인 중이다. 현재 해당 직원은 퇴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성시경은 앞서 “최근 몇 개월이 참으로 괴롭고 견디기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믿고 아끼고 가족처럼 생각했던 사람에게 믿음이 깨지는 일을 경험했다”며 “몸도 마음도, 목소리도 많이 상했다. 솔직히 이 상황 속에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서야 하는지를 계속 자문했다”고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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