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W코리아의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 행사’가 연예인들의 친목 파티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특히 ‘누적 11억원 기부’라는 주최 측 주장과 달리 실제 기부금은 3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17일 여성신문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W코리아가 2007년부터 올해 11월까지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한 누적 금액은 3억1569만원에 불과했다.
W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 자선 행사’라며 “20년간 누적 1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으나, 한국유방건강재단 외 다른 기부처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BTS RM·제이홉·뷔,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이민호, 이영애, 고현정 등 100여명에 가까운 최정상급 스타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는 찾아볼 수 없이 연예인들이 술을 마시고 파티를 즐기는 모습만 부각되며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뒷풀이에서 가수 박재범이 “지금 소개받고 싶어 니 가슴에 달려 있는 자매 쌍둥이”라는 가사가 담긴 노래 ‘몸매’를 부른 것이 도마에 올랐다. 유방암 환우들의 아픔을 고려하지 않은 곡 선정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유방암의 국제적 상징인 핑크 리본 대신 고급 샴페인과 붉은 장미가 테이블을 장식했으며, 암 유발 원인으로 꼽히는 주류가 참석자들에게 제공됐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핑크 리본조차 착용하지 않은 채 화려한 의상으로 포토월에 섰다.
W코리아는 ‘자선 행사’라는 명분으로 연예인들을 무료로 초청했으며, 참석 연예인들은 헤어·메이크업·스타일링 비용을 자비로 부담했다. 반면 주최 측은 패션 브랜드로부터 약 3000만원, 주얼리 브랜드로부터 약 500만원의 협찬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29개 브랜드가 참여해 약 10억원 가까운 협찬금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유방암 환우들은 생각 1도 안 하고 브랜드 홍보, 자기네들 홍보가 먼저인 회사와 연예인들의 잔치였다”, “유방암 환자들은 거울 속에 비친 가슴 없는 자신 모습 보면서 많이 속상해할 텐데, 여자 연예인들이 가슴 다 드러내고 있다”, “질병과 죽음마저도 명분으로 삼는구나”, “누가 그러던데? 연예인 판 헌팅포차라고”, “저 많은 연예인들 중에 사과문 하나 올리는 사람이 없냐”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우석이 핑크 리본을 착용하고 박은빈이 파티에 참여하지 않고 빠르게 자리를 뜬 것이 ‘개념 행보’로 재조명받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W코리아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6일에도 행사 사진들을 SNS에 업로드하며 브랜드 홍보를 이어갔으며, 일부 논란이 된 게시물만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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