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 57년 차를 맞은 가왕 조용필이 1997년 이후 28년 만에 KBS 공중파 무대에 복귀한 무대의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8일 오후 8시 방송된 KBS2 특집 다큐멘터리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 그날의 기록’은 지난 9월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특별 콘서트의 생생한 준비 과정을 담아냈다.
조용필은 28년 만에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지금 출연을 하지 않으면 여러분들과 뵐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목소리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 같아 빨리 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어 목소리가 안 나오면 ‘저 사람은 좀 그만해야겠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두렵다”면서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음악이 저한테는 전부”라고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타리스트 최희선은 “밴드 음악은 배음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보컬이 살아남고 뚫고 나오려면 엄청난 내공이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저 나이에 30곡을, 그것도 높은 곡들을 반 키 정도만 내려서 부르는 건 어느 선을 넘어선 경지”라고 평가했다.
공연 준비 과정에서 조용필은 귀울림과 구강 건조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연습 중 “귀가 열리면 소리가 울려서 못 듣는다.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백그라운드 보컬 김효수는 “건강이 많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공연하실 때가 있다. 앉아서 할 수 있게 어쿠스틱 무대를 만들었는데도 ‘노래하는 사람이 무대에서 어떻게 앉아서 할 수 있느냐’며 거부하셨다”고 전했다.
음향 믹싱 엔지니어는 “3일 간격으로 연습하는데 첫날 연습 후 다음 날 사무실에서 밴드 없이 개인 연습을 매일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음을 너무 완벽하게 맞추신다”며 조용필의 노력을 전했다.
9월 6일 공연 당일, 전석 무료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3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1만 8천여 명의 관객이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메웠다. 영국에서 날아온 팬부터 삼대가 모두 조용필의 팬인 가족, 뇌종양을 조용필의 음악으로 극복한 팬 등 7천여 건의 사연이 접수됐다.
조용필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80살까지, 아니 그 이후일지 그 이전일지는 모르지만 계속 하고 싶다”며 “노래하다 제가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냐. 그게 제 꿈”이라고 말해 음악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
박지영 KBS 대형이벤트단장은 “전성기보다 더 멋있게 소화해 내는 70대 중후반 아티스트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천재가 계속 노력하면 이런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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