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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자폐 아내 매정 남편

박지혜 기자
2025-09-30 08: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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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자폐 아내 매정 남편 (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결혼 전부터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예고 부부'가 등장했다.

9월 29일(월) 밤 10시 50분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프랑스인 예비 신부와 한국인 예비 신랑, '예고 부부'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프로그램 사상 첫 국제 예비부부인 두 사람은 결혼 전부터 갈등이 깊어져 행복한 결혼 생활을 장담할 수 없다며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두 사람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나 네 번째 만남 만에 연인으로 발전, 현재 혼인 신고를 앞두고 있다. 8살 나이 차이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어 속전속결로 사랑을 키운 두 사람이었지만, 남편은 아내의 과소비 문제를 고민으로 털어놨다. 남편은 아내가 석 달 만에 3,000만 원을 써버리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소비 습관을 보인다고 호소했다.

실제 영상 속 아내는 통장 잔고가 3,000원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편의 카드를 빌려 외출, 택시를 타고 비싼 소고기를 결제한 뒤 드럭 스토어에서 가격표도 확인하지 않고 물건을 샀다. 새로 산 화장품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또한, 아내는 고시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가 '좋은 분'이라는 이유로 방을 빼지 않고 월세를 계속 내고 있었고, 5,000만 원에 달하는 대출 빚도 있다고 고백해 스튜디오 분위기를 심각하게 만들었다. 아내는 "돈을 쓸 때마다 도파민이 터진다. 특별히 큰 지출을 한 건 없는데 어느새 3,000만 원이 사라졌다"라며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했다.

반면, 아내는 남편의 매정한 말들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아내는 "내가 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언젠가 한계가 올 것 같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남편이 다툼 후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돈이 없으면 불행해야 한다", "돈이 없는 건 죄다" 같은 날 선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 이에 대해 남편은 "자잘한 불만이 쌓이다 보면 폭발한다. 직접 화를 내기보다는 글로 정리해 보내며 진정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내에게는 프랑스에 두고 온 딸도 있었다. 아내는 딸을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지만 전 남편과 양육권 문제로 갈등을 겪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아이의 존재가 부담스러웠다는 남편은 지금은 자신의 딸로 소개하고 싶을 만큼 마음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비 시어머니가 "살을 빼라", "2세는 3년 뒤에 가지라"라는 말을 남편을 통해 전하며 아내가 상처를 받는 등 고부 갈등도 불거졌다.

그런가 하면, 아내는 2년 전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안겼다. 어릴 때부터 남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아내는 지금도 한 번 외출하면 회복하는 데 며칠씩 걸린다고. 또, 초인종 소리에도 무서워하는 등 일상 속 과민한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남편 또한 10살 때 ADHD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털어놔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소비를 인간관계의 열쇠로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내가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정도로 기능이 좋지만, 사회적 상호 작용에 질적인 결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것을 구구단처럼 외우며 연습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오은영 박사는 "사람들과 유연하게 지내는 걸 목표로 삼으면 안 된다. 꾸준히 연습하고, 잘 모르면 물어보고, 일부는 그냥 외워야 한다"라고 현실적인 목표와 극복법을 제안했다.

남편에 대해서는 목표를 너무 과도하게 잡는 경향이 있다고 짚어냈다.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느낄 만한 감정도 표현하지 않고 지내다, 한 번에 폭발하고 만다고. 이러한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글로 진정하며 한 번 걸러내는 것이라며 아내를 향한 메시지의 배경에 대해 분석했다. 

혼인 신고를 단 일주일 앞두고 있다는 '예고 부부'. 두 사람은 오은영 박사의 냉철한 힐링 리포트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상대를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남편은 "기대 이상의 해답을 얻은 것 같다. 박사님 말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아내는 "앞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하며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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