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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개막 공연 성료

이현승 기자
2025-09-23 09: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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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개막 공연 성료(사진제공: 파크컴퍼니, 양해성)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를 재치 있게 비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가 2025년 시즌을 맞아 더 유쾌하고 날카롭게 돌아왔다. 초연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화려한 배우진으로 돌아온 이번 공연은, 올 가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며 다시 한 번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작품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하고 패러디한 작품이다. 허름한 분장실 속 두 언더스터디 배우가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며 겪는 하루를 통해, 반복과 기다림, 예술과 인생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가볍게 터지는 웃음 속에 스며든 사유와 통찰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 시즌은 코미디적 결이 더욱 선명해지고 원작의 매력을 한층 폭넓게 확장하며 초연을 뛰어넘는 완성도라는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개막과 동시에 객석은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로 가득 찼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작품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구조를 비튼 독창적인 구성과 현실적인 무대 뒷이야기를 통해 관객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85분이 1분처럼 느껴지는 배우들의 명연기”, “원작을 유쾌하게 풀어낸 희망과 울림의 무대”, “깊은 텍스트가 살아있는 연극의 맛”이라며 호평을 이어갔다. 또 다른 관람객은 “볼때마다 새로운 해석이 열리는 작품, N차 관람 추천”, “초연과는 다른 페어의 조합으로 새로운 교훈을 얻었다”라고 전하며 이번 재연의 매력을 강조했다. 이번 시즌은 기존 텍스트의 철학적 구조 위에 유쾌한 아이러니와 감정의 여운을 덧입히며 재연의 깊이를 확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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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개막 공연 성료(사진제공: 파크컴퍼니, 양해성)

배우들의 열연은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박근형은 ‘에스터’ 역으로 분해 노련한 페이싱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작품의 중심축을 단단히 잡는다. 전작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보여준 ‘디디’의 연기를 떠올리는 관객들에게는 익숙한 듯 낯선 재미를 선사하며, 배우로서의 연륜과 유머를 동시에 증명했다. 김병철은 디테일한 표정과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움직임을 통해 ‘에스터’라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뻔뻔함과 진심을 오가는 표현으로 객석에 웃음을 전했다.

‘밸’ 역의 이상윤은 절제된 템포와 능청스러운 대사 처리로 극의 유쾌한 결을 자연스럽게 살려냈다.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다시 오른 최민호는 한층 깊어진 캐릭터 해석과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초연 당시의 신선함에 노련함이 더해진 그는, 마치 대본에서 ‘밸’이 그대로 튀어나온 듯한 생동감과 코믹한 타이밍으로 작품의 웃음 코드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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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개막 공연 성료(사진제공: 파크컴퍼니, 양해성)

짧지만 인상 깊은 ‘로라’ 역의 김가영과 신혜옥은 각기 다른 온도로 극에 무게를 더했다. 극 중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두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기능하며, 감정의 균형을 조율하는 이들의 연기는 관객에게 예상치 못한 울림을 전한다. 등장 순간마다 강한 존재감을 남긴 두 배우는 로라라는 인물에 새로운 결을 부여하며 극의 여운을 완성한다.

초연의 뜨거운 반응을 넘어선 이번 시즌은, 더욱 선명해진 웃음과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올 가을 최고의 화제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공연 개막과 동시에 이어지고 있는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오는 23일 오전 11시, 마지막 티켓 오픈이 예정되어 있으며, 다가오는 추석 연휴(10월 7일~9일) 기간에는 커튼콜 촬영 이벤트를 비롯해 관객과 무대가 함께 호흡하는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오는 11월 16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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