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결혼지옥’ 밀당 부부 욕설 지적

박지혜 기자
2025-09-02 00:24:47
기사 이미지
‘결혼지옥’ 밀당 부부 욕설 지적 (사진: MBC)

1일 밤 10시 45분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서로 다른 소통 방식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밀당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커플티를 맞춰 입고 스튜디오에 등장한 이 부부는 결혼 2년 차 신혼부부다. 남편은 16년 차 영업사원, 아내는 남편 회사에서 계약직 판촉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남편은 “성격이 털털하고 아내가 너무 예뻤다. 예쁜 사람이 털털하기도 하나 싶어서 매력에 더 빠졌다”며 첫눈에 반한 순간을 회상했다.

하지만 현재 두 사람의 관계는 일상적인 대화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프로그램 신청자인 남편은 “둘 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약간 어긋나는 느낌이 든다”며 “관계가 더 나빠지는 상황을 막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방송에서 공개된 부부의 일상은 두 사람의 다른 성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남편은 일하는 중간중간 틈이 날 때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사소한 일정까지 공유하려 했다. 반면 아내는 바쁜 업무 중에도 남편의 전화를 받아야 했고, 점점 짜증이 섞인 대답을 하게 됐다.

남편은 “통화가 행복한 것도 있고 아내가 처음 일하다 보니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고 설명했지만, 아내에게는 부담이 될 뿐이었다. 퇴근 후 식사 자리에서 아내는 “난 지금처럼 와다다 말하는 게 너무 싫다”며 “내가 하지 말라고 몇 번 얘기했는데 계속 말하는 것도 병 아니냐”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아내가 겪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이었다. 아내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30kg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큰 문제가 생겼다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젊었을 때부터 악착같이 돈을 모아 창업했던 가게가 결혼과 임신 후 운영에 소홀해지면서 폐업하게 됐고, 4천만원의 빚까지 떠안게 된 상황을 고백했다.

그러나 남편은 이런 아내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아무렇지도 않고 행복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내의 언어 습관이었다. 일상 영상에서 아내는 “XX 좀 그만해”, “XXX 파이터” 등 남편에게 거침없는 욕설을 쏟아냈다. 심지어 지인 모임에서도 남편을 향한 막말을 서슴지 않아 MC들과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오은영 박사는 이런 상황에 대해 명확한 진단을 내렸다. 우선 아내의 욕설에 대해서는 “비속어를 털털함으로 포장하는 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건 털털한 게 아니다”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특히 “이런 말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멈춰야 한다. 아이가 크면 듣는다”며 막말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남편의 소통 방식에 대해서는 “남편의 시도와 의도는 좋은데, 문제는 중계하듯 대화하고 싶어 한다. 본인뿐 아니라 아내 일상도 중계해 주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에 대해 “이분은 하루에 말해야 하는 양이 있다. 물에 빠지면 엉덩이가 물에 뜨는 분이다. 왜? 물고기와 얘기해야 하니까”라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도 “일방적인 질문을 계속하니까 아내는 대화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핵심 문제를 짚어냈다.

오은영 박사는 “대화의 기본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그저 내가 궁금한 걸 아내에게 계속 질문하면, 아내는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끼는 법”이라며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강조했다.

아내 역시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언쟁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그만 얘기해’라고 명령조로 얘기하게 된다”며 “대답하는 순간 꼬리를 물면서 계속 말하니까 말을 안 하게 된다”고 침묵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제가 원하는 걸 해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걸 하는 것”이라며 “전 조용히 있고 싶고, 혼자 있고 싶은데 틈이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