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예지원 “’올드미스 다이어리’ 안 했으면 어쩔 뻔, 너무 고마운 작품” [인터뷰]

정혜진 기자
2024-08-16 10: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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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나는 연기로 대중을 웃고 울리는 배우. 유쾌한 코믹 연기는 기본 무게감 있는 역할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예지원이다.

망가질 땐 제대로 망가지고, 감정을 끌어올려야 할 땐 눈빛부터 달라지는 천상 배우. 개성도 매력도 뚜렷하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마치 그 인생을 살아온 것처럼 튐 없이 작품엔 잘 녹아든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변신의 귀재.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 끼우는 천생 배우 예지원을 만났다. 

Q. 오랜만에 예능 출연 소식을 전했다. 2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공개연애-여배우의 사생활’은 어떤 프로그램인가

“정말 오랜만에 예능이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의 이름을 ‘프렌즈’라고 붙였다. 그만큼 좋은 사람들과의 모임이다. 누구 하나 예민한 사람 없이 합이 잘 맞았다. 셋이 요리도 하고 주변도 둘러보고 힐링하는 프로그램이다. 깜짝 게스트가 오기도 하니 많은 기대 해줬으면 좋겠다”

Q. 촬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가장 좋았던 건 촬영 장소였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초록 초록 힐링 장소였다. 그 안에 한옥집이 있고, 정원에 부엌이 있는 다소 독특한 구조였다. 그곳에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어지고, 그 순간을 살게 된다. 많이 내려놓고 있다 왔다”

Q. 함께 출연한 배우 오윤아, 이수경과의 호흡은 어땠나

“윤아 씨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때부터 시작됐으니 뭐 가족과 마찬가지인 사이다. 너무 편하고 동생이지만 언니처럼 챙겨주는 게 있다. 수경 씨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됐는데 오래 알던 사람처럼 편한 매력이 있었다. 혼잣말을 계속하고 있는 듯 없는 듯한데 그게 너무 웃기고 재미있다. 약간 캐릭터가 나와 겹치는데 그래서 더 잘 맞는 것 같다. 함께 있으면 셋 다 자기 얘기만 하는데 그러면서도 웃어주고 리액션해주고 희한하게 대화가 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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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예지원의 싱글 라이프

“다른 사람과 크게 다를 게 없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 이것저것 도전하고 배우는 걸 좋아한다. 점점 취미가 늘고 있어 레슨비가 어마어마하게 나간다(웃음). 가끔은 일하는 날보다 바쁠 때도 있다”

Q. 이상형은?

“정말 모르겠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이상형인 것 같다. 느낌이나 시간 등 여러 가지가 딱 맞아서 만나는 걸 테니. 사실 이상형을 정해놓으면 더 못 만날 것 같다”

Q. 결혼에 대한 생각

“어릴 땐 결혼을 빨리해서 아이를 많이 낳고 싶었다. 그랬다면 아마 연기는 못했겠지? 뭐든 집중해서 하는 스타일이라 아이들에게 집중했을 것 같다. 그래서 결혼 안 한 지금 모습이 다행이냐 물으면 그것도 아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날 줄 몰랐다. 100세 시대이기도 하고 50살 넘어서 결혼하면 더 잘 산다고 하더라. 절실하기도 하고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배려도 더 하고 실수도 덜하지 않을까. 결혼에 대한 조급한 맘이나 압박감은 없다.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어놓고 지내고 있다”

Q. ‘다시, 봄’이란 작품으로 첫 뮤지컬 도전을 펼쳤다

“노래하는 파트가 적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어려웠다. 합창도 연극과 비슷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큐의 수가 몇백 개에다 모든 게 완전히 다 달랐다. 이 나이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다행히 거기 계신 배우분들이 모두 베테랑이었고 인복이 있는지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들 작년에 공연을 했었기에 연습을 많이 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나 하나 때문에 연습을 남아계셨다. 매일 나머지 공부를 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정말 살려달라고 울면서 매달린 것 같다. 훌륭한 분들과 함께한 작품이라 그런지 작품이 끝난 뒤에도 너무 행복했다”

Q. 뮤지컬은 어떻게 마음먹고 시작하게 됐나

“사실 뮤지컬 작품은 꾸준히 들어오긴 했는데 단순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간 잘못될 것 같아 계속 피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욕먹더라도 그때 부딪히고 경험을 쌓아야 했는데.. 무서워서 선뜻 도전하지 못한 그때의 나를 야단치고 싶을 정도로 후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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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지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 바로 ‘올드미스 다이어리’다

“정말 안 했으면 어떻게 할 뻔했지?(웃음). 시청자분들과 나를 가장 가깝게 맺어준 고마운 작품이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함께한 분들이 지금 다 잘되셨다. 당시 감독님이었던 김석윤 PD님은 지금 대한민국 최고의 PD님이 되시고, 신원호 PD님도 너무 잘 되셨고, 다른 배우분들도 너무 유명해졌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아직까지 ‘올미다 사랑방’이라 해서 1년에 몇 번씩 만나고 있다”

Q. ‘올미다’의 매력적인 캐릭터 ‘최미자’와 비슷한 모습이 많을 것 같은데

“비슷한데 미자가 나보다 더 하다(웃음). 그래서 대리만족도 꽤 했다. 미자는 훨씬 엉뚱하고 한 번 꽂히면 스톱이 없다. 나도 배우가 안 됐다면 미자처럼 했겠지만, 사람들이 알아보는 직업이다 보니 스톱이라는 걸 배운 것 같다”

Q. 많은 작품 중 가장 기억이 남는 작품은?

“매 작품이 모두 절실하다. ‘어떻게 이 캐릭터와 가까워질 것인가’부터 사람들과 새로이 호흡을 맞춰야 하고 모든 게 긴장의 연속이다. 첫 촬영은 특히 제일 긴장된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만큼이나 공포감이 있다. 이런 것들을 매 작품마다 다 쏟아부으니 어느 작품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 

Q.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

“어릴 땐 남자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에쿠우스’의 알런 역할 같은? 머리도 커트인데 잘할 것 같지 않나(웃음)”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이렇게 계속 연기 활동을 하면서 대중분들과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 뮤지컬 공연도 너무너무 행복했었다. 좋은 분들을 만나고 꿈을 하나 더 갖게 된 거다. ‘내년엔 올해보다 노래를 더 잘 부르겠지?’, ‘한 달 뒤엔 지금보단 많이 늘었겠지?’ 하면서 계속 꿈을 꾸고 행복하지 않을까”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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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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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김선혜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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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임성균 (정샘물인스피레이션 웨스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