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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의 연예家 스토리] BTS보다 임영웅... 10대 제친 50대, K팝 큰 손으로 부상

박지혜 기자
2023-06-12 13:15:04
사진제공: 빅히트뮤직, 물고기뮤직


50대 이상 장년층이 K팝 시장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1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분석한 '2012~2022 모바일 음악콘텐츠 이용 시간의 변화'에 따르면 지난해 50∼59세의 월평균 모바일 기기 음원 서비스 이용 시간은 19억8000만분으로 집계됐다.

이는 19∼29세(55억9000만분)와 30∼39세(43억5000만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아이돌 그룹의 주 수요층으로 여겨지는 13∼18세 10억5000만분 보다 약 2배나 높았다.

전년 대비 연령별 이용 시간 증가율을 살펴봐도 50∼59세 172.0%, 60∼69세 205.2%로 13∼18세 146.8%를 크게 웃돌았다.

가요계에서는 이를 두고 지난 2020년 트로트 오디션 열풍이 불면서 장년층 팬들이 대거 케이팝 시장 소비자로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임영웅, 송가인 등을 필두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트로트를 넘어 발라드, 팝 록, 클래식 등 폭넓은 장르에서 활약하면서 중장년층을 K팝 소비 시장으로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장년층의 활약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팬덤 지수를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인 한터차트 기준 첫 주 판매량에서 임영웅(110만 장), 김호중(68만 장), 이찬원(57만 장), 영탁(52만 장) 등이 수십에서 수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케이팝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했다.

멜론의 이용자 선호 가수와 ‘팬 맺기’ 기능에서도 맺은 팬의 50대 이상 비율을 보면 임영웅 52%, 김호중 66%에 달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 12%, 세븐틴 10%, 블랙핑크 12% 등 K팝 아이돌 그룹도 10%를 넘겼다.

또한 예스24가 자체 집계한 연도별 콘서트 티켓 구매자 연령 데이터를 살펴보면 50대 이상 구매자 비율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9.7%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콘서트 티켓 판매 상위 10위에서도 NCT 드림(1위)과 NCT 127(2위)에 이어 임영웅과 조용필 같은 장년층 관객이 많은 공연에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3~18세는 2017년까지 20대에 이어 (음원 앱) 핵심 이용자층으로 자리해왔으나 2017년부터 뚜렷한 이용 시간 감소세를 보였다"며 "지난해에는 50대가 13~18세의 이용 시간을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장년층의 활약은 이전부터 이어져왔다.

지난해 국내 음원 서비스 멜론의 인기곡 투표 ‘최애 수록곡 대전’에서 가수 임영웅이 그룹 방탄소년단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득표수 차이는 무려 41만여 표. 국내 중년 팬덤의 대표 주자가 글로벌 팬덤 아이돌 그룹을 꺾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실제로 오늘(12일) 기준 멜론의 '톱 100' 차트에 임영웅은 신곡 '모래 알갱이'(7위)를 비롯해 '사랑은 늘 도망가'(8위), '우리들의 블루스'(11위), '다시 만날 수 있을까'(13위) 등 무려 15곡을 진입시켰다.

이외에도 '유튜브 음악 차트 및 통계'에 따르면 23주 차(6월 2일 ~ 6월 8일) 국내 유튜브 인기 뮤직비디오 1위 역시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가 차지했다. 임영웅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미스터트롯' 경연이 끝난 후에도 각종 랭킹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매번 신기록을 갱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관훈클럽에 초청됐을 때 식사자리에서 저출산 문제를 언급한 일화가 화제였다.‘BTS가 빌보트차트 1위에 오르며 명실공히 세계 최고라는 명예를 얻었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BTS가 임영웅을 이길 수 없다’면서 그 이유로 저출산 고령화를 꼽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30% 이상을 차지하는 50~74세는 나이가 들어도 활발하게 사회·경제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액티브 시니어’로 불린다. 이들이 주도하는 시장 규모는 2030년이면 168조 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선 내놓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는 기존 시니어 소비자와는 다르게 활동적이며 자신의 삶에 진심을 다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K팝 시장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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