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박지혜의 연예家 스토리] 한중관계 경색에도 끄떡없는 한류

中 한한령 조짐에도 한류 열기 여전
BTS·블랙핑크 등 K팝 선두로 글로벌 인기 지속될 것
박지혜 기자
2023-05-24 15:07:42


사진제공: 빅히트뮤직


빌보드 진입 장벽 뚫은 K-pop, 주류 정착 

한국에 대한 중국의 한한령 분위기가 양국 간 감정의 골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한류 붐에는 큰 영향이 없는 모양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서는 그룹 BTS, 세븐틴, 르세라핌 등 K-팝 그룹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K팝의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방탄소년단은 올해 맏형 진의 입대로 공백기가 시작됐지만,방탄소년단이 완전체로 참여한 애니메이션 ‘베스티언즈’의 OST 타이틀곡 ‘더 플래닛(The Planet)’은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1위 등 여러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멤버 슈가는 4주 연속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슈가가 지난달 21일 활동명 어거스트 디(Agust D)로 발매한 솔로 앨범 ‘디-데이(D-DAY)’는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51위로 4주 연속 차트인했다. 이 앨범은 이 외에도 ‘월드 앨범’ 3위, ‘톱 커런트 앨범’ 8위, ‘톱 앨범 세일즈’ 9위, ‘톱 랩 앨범’ 13위에 자리했다.

멤버 지민의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는 ‘월드 앨범’ 7위, ‘톱 커런트 앨범’ 38위, ‘톱 앨범 세일즈’ 59위에 올랐고, 이 앨범의 타이틀곡 ‘라이크크레이지(Like Crazy)’는 꾸준한 인기 속에 ‘글로벌(미국 제외)’ 26위, ‘글로벌 200’ 39위를 차지했다.

사진제공: 플레디스 엔터테인트

그룹 세븐틴은 지난달 24일 발매한 ‘FML’이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40위에 랭크되며 3주 연속 차트인했다. 세븐틴은 지난 5월 13일 자 ‘빌보드 200’에 자체 최고순위인 2위로 진입했다.

세븐틴은 ‘FML’로 전 세계적으로 음반 발매 첫날 판매량 300만 장을 넘긴 유일한 아티스트가 됐고,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 455만 214장으로 K-팝 역대 초동 최다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르세라핌도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2주 연속 이름을 올렸다. 르세라핌은 이 차트에서 K-팝 걸그룹 역사상 최단기간 ‘톱 10’ 입성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발매 2주 차에도 46위에 오르며 여전한 인기를 보여줬다. 이번 주 ‘빌보드 200’ 차트에 진입한 K-팝 걸그룹은 르세라핌이 유일하다.

그 밖에 뉴진스, 피프티 피프티 등 거대 신인 걸그룹들이 빠른 성장세와 더불어 음원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3세대 걸그룹 블랙핑크와 트와이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월드 클래스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0월부터 150만 명 규모의 ‘본 핑크’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블랙핑크는 지난달 코첼라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 K팝 아티스트 최초 헤드라이너로 출연해 글로벌 시장 내 K팝 대표주자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했다. 

이들은 프랑스 파리와 북미 4개 도시 스타디움 투어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또 7월에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영국 최고 음악 축제인 ‘하이드 파크 브리티시 서머 타임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출격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의 활약도 눈부시다. 이들은 현재 다섯 번째 월드투어 ‘레디 투 비’를 통해 글로벌 ‘원스’를 만나고 있다. 

지난 4월 15, 16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KSPO DOME에서 다섯 번째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 트와이스는 5월 2일~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호주 시드니, 6일~7일 멜버른, 13일~14일 일본 오사카 공연을 진행했고 20일~21일 도쿄, 6월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12일~13일 오클랜드, 16일 시애틀, 21일 댈러스, 24일~25일 휴스턴, 28일~29일 시카고, 7월 2일~3일 캐나다 토론토, 6일 미국 뉴욕, 9일 애틀랜타까지 전 세계 총 14개 지역에서 23회 공연을 펼친다.

특히 지난해 5월 로스앤젤레스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스타디움 앙코르 공연을 통해 미국 스타디움에 입성한 이들은 6월엔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7월엔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무대에 오르며 북미에서도 ‘스타디움급’ 규모를 이어간다. 이들은 최근 K팝 걸그룹 사상 최초로 일본 스타디움 입성 공연을 성료하고 압도적인 현지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이처럼 K팝 가수들이 빌보드 각종 차트를 섭렵하고 글로벌 행보를 보여준 것은 K팝이 더이상 세계 변방 문화가 아닌 전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주류 문화로 자리잡았음을 입증했다.

영화·드라마 등 K 콘텐츠 위상 높아져

한국 영화 역시 글로벌 시장을 섭렵하며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2관왕에 오르며 100여 년 역사상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브로커'로 일곱 번째 칸 무대를 밟은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은 이제 한 해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하는 핵심 강국이 됐다. 

사진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또한 올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 된 영화 '화란(김창훈 감독/송중기 출연)'은 24일 오전 11시(현지 시각·한국 오후 6시) 드뷔시 극장(Salle Debussy)에서 대망의 첫 상영을 앞두고 있다.

한국 영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쌓는 동안 한국 드라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인기의 흐름을 타고 전 세계를 점령했다.

18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12일 공개 하루 만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매일 공개하는 ‘톱10 글로벌 차트’에 2위로 진입해 16일까지 순위를 유지했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이집트, 호주, 아르헨티나, 스페인, 홍콩, 인도, 일본, 베트남,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등 90개 나라에서 많이 본 TV쇼 10위권 안에 들었다.

사진제공: 넷플릭스

공개 3일 만에 누적시청 3122만 시간을 기록해 단숨에 비영어권 드라마 주간 시청(8일∼14일)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는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더 글로리’ 파트1의 첫 주 누적시청 시간(2541만)을 581만 시간이나 앞선 수치다.

이런 택배기사의 흥행은 최근 '더 글로리'로 '오징어 게임' 이후 최대 흥행을 이끌며 글로벌 시장 속 K콘텐츠의 위상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中 한한령 조짐... 더 넓게 바라봐야

최근 온라인을 통해 중국 내 한국 연예인을 배척하는 상황이 전해졌다. 24일 온라인 상에는 정용화가 중국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의 새 프로그램에서 갑작스럽게 출연을 취소당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정용화는 ‘분투하라 신입생 1반’이라는 프로그램에 2회차까지 녹화를 끝낸 상태였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고발로 정용화의 출연이 결국 취소됐다. 일부 중국 네티즌이 국가광파전시청국에 한한령(한류 제한령)과 사드, 혐한 분위기 등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블랙핑크 콘서트를 관람한 유명인들의 블랙리스트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최근 중국 SNS에는 블랙핑크 콘서트 현장을 찾은 중국 연예인 명단이 올라왔고, 네티즌들은 이들을 찾아 악플 세례를 하거나 이들의 출연 작품 및 광고 제품에 대한 보이콧을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혐한을 조장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모습과는 달리 홍콩과 마카오에서 개최된 블랙핑크의 콘서트의 티켓이 매진을 이루거나 높은 가격의 암표가 거래되는 등 블랙핑크의 큰 인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한중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이 '한한령'을 다시 적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아이돌 그룹의 인기에  힘입어 K콘텐츠 의 인기는 여전해 보인다 .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