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진 기자] 어떤 캐릭터든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배우가 있다. 작품이 끝난 후에도 자꾸만 떠오르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그런 배우.
매력적인 페이스, 독특한 개성으로 작품 속 얼굴을 알린 배우 한은선은 그런 배우다. 한 가지 얼굴로 기억되지 않는 대체불가한 매력과 정형화되지 않았지만 무질서하지도 않은, 균형 있는 느낌을 준다.
기다림의 연속인 배우라는 직업을 받아들이며, 화가와 바리스타로 활동하며 또 다른 삶의 즐거움을 찾고 있는 그. 시간이 흐를수록 깊이 있어지는 배우 한은선의 물들어가는 순간을 담았다.
Q. 화보 촬영 소감
“오랜만에 화보 촬영이었다. 기분 좋은 촬영이었다”
Q. 근황
“영화 ‘킬링톡’ 이후에 작품이 없었다.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꾸준히 그려왔던 그림으로 전시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었다”
Q.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전공이 원래 그림이었다. 2017년쯤 힘들었던 시기에 드로잉을 시작하게 됐다. 4년 정도 꾸준히 그렸고, 모아진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전시를 하게 됐다”
Q. 아리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데. 무슨 의미를 담은 이름인가
“어렸을 때 디즈니 ‘인어공주’ 캐릭터를 너무 좋아해서 내 영어 이름도 따라 사용했었다. 아리엘이란 이름을 찾아보니 ‘신의 사자’, ‘신의 물방울’이란 뜻이 있더라. 종교적으로도 매치되는 부분도 있어서 사용하게 됐다”

Q. 큐레이터에서 배우로의 전향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졸업하기 전 취직해서 1년 정도 일했는데 그때 매너리즘에 빠졌었다. 대략 20년 전이었는데 당시 큐레이터가 그림을 찍어내는 느낌이었다. 요즘과는 많이 달랐었다. 그 때의 힘듦이 내가 배우로 전향하는 좋은 계기가 됐었던 것 같다. 그땐 막연하게 내가 예쁜 줄 알고 배우를 하려고 했었다(웃음)”
Q. 배우를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은 없나
“후회한 적은 없다. 그림은 나중에 나이를 먹어도 내가 갈 수 있는 고향 같은 곳이고, 배우는 20대 중후반에 시작을 했는데 그 시기가 아니면 더 시작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Q. 남들보다 늦은 데뷔를 했는데, 조급한 마음은 없었나
“없었다. 그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 높았다. 지금은 여기저기 많이 깨지고 닳고 닳아 내 수준을 알게 됐지만, 당시엔 내가 잘난 줄 알았고 3년 안에 뜰 줄 알았다(웃음). 그러도 연기를 시작한 지 3년 되자마자 좌절했다. 내 직업이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지 않나. 거기서 자괴감이 많이 왔다”
Q. 슬럼프 극복 방법은?
“누구든 단역만 하다가 끝날 거란 생각으로 배우 일에 뛰어들진 않지 않나. 내가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만나겠다는 희망을 가졌었는데 그걸 버리게 됐다. 그냥 단역이든 뭐든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니 모든 일이 수월하게 됐다”
Q. 차가운 이미지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 평소 성격은?
“그동안 맡았던 역할이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실제로는 허당끼가 많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내 연기를 보고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중저음에 이성적인 목소리 때문에 그런 역할에 많이 캐스팅된 것 같은데 실제 성격은 정반대다. 분위기를 많이 타는 성격이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
“배우 줄리안 무어를 좋아한다. 영화 ‘세이프’에서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자의 역할을 맡았었는데 나도 그런 영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 해보고 싶다. 하나의 콘텐츠에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역할”

Q. 본인의 연기 매력이 뭐라고 생각 하나
“SBS ‘닥터 이방인’ 때 모습을 많이 좋아해주셨다. 그땐 주도적인 여성상의 역할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당차고 똑 부러지고 여자가 리드하는 모습을 좋아해주신 것 같다”
Q. 같이 호흡 맞춰보고 싶은 배우
“배두나 선배님. 영화 ‘괴물’ 때 반했다. 보면서 배우로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지금은 세계적인 배우가 됐지만 한 번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웹드라마 ‘고요의 바다’에서도 배두나 선배님만이 가진 느낌이 있는데 그게 너무 좋다”
Q. 친한 동료 배우
“‘시,나리오’라는 영화를 같이 찍었던 배우 신소율. 멀리서 보기만 하다가 같이 작업했는데 영민한 배우라고 느꼈다. 가끔 연락하면서 좋은 사이로 지내고 있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올해는 지금 하고 있는 커피 관련 일에 재밌게 집중 하고 싶고, 좋은 작품 들어올 때까지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지낼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옛날 같으면 여배우가 40대면 들어가야 할 때였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고 주인공의 나이대도 많이 올라갔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긍정적인 에너지,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예쁜 배우로 살고 싶다”
에디터: 정혜진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제로스트릿
슈즈: 에티튜드엘, 제이미캠벨, 톤노22
주얼리: 제이미앤벨, 마티아스, 빈티지헐리우드
헤어 액세서리: 오래아뜰리에
스타일리스트: 스타일그래퍼 이사금 대표
헤어&메이크업: 스타일그래퍼 최지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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