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끝판왕 아이돌 EXO, 만드는 ‘스토리’로 3세대의 새 막을 열다

2014-03-14 13: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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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엑소의 존재는 2013년 ‘느닷없이’ 치고 올라온 아이돌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계자들 사이 이들의 성공은 아주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있던 스토리였다.

미지의 세계 엑소 플래닛(EXO-Planet)에서 온 새로운 아이돌 EXO. 이들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의 만남은 글로벌을 넘어 범우주적 아이돌의 탄생을 예고했다. 는 것은 이들의 데뷔 콘셉트이자 EXO라는 그룹의 목표였다.

그러나 그처럼 야심차게 내놓았던 EXO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틀에 박힌 SMP와 마치 ‘포켓몬스터’를 연상케 하는 초능력 설정, 거기에 우주에서 왔다는 콘셉트까지. ‘스마트한 감옥’을 형성한 21세기에서 먹히기에는 다소 시대착오적인 설정의 나열이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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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우주, SMP. 흡사 10년도 더 전의 그룹인 H.O.T.라도 소화가 어려웠을 법한 단어의 나열이다. 하지만 이 세 단어가 팬들에게 다가오는 무게는 대중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SM 특유의,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해지는 깊이감 때문이었다.

하늘을 날고, 시간을 멈춰, 야수의 힘을 빌린다. 사실 손발이 오그라들 만큼 유치한 이야기다. 상성이네 속성이네 하는 것까지 이야기하고 있노라면 ‘죠죠의 기묘한 모험’같은 능력자 배틀물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그것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바로 SM과 프로듀서 이수만의 대단한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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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의 초능력은 개인이 아니라 ‘전설’에서 시작한다. 뒤집힌 시간과 어긋난 공간을 위해 열둘은 힘을 모아 지켜야 할 생명의 근원이 있고, 그리고 맞서 싸워야 할 악도 존재한다. 일그러짐에서 시작해 이를 다잡기 위해 발생한 능력은 서로를 보완해줄 페어를 필요로 하며 그것이 이뤄지면 마침내 새로운 세계를 열 수도 있게 된다.

초능력을 밑바탕 하는 세계관은 소름이 끼칠 만큼 체계적이다. 그렇기에 지극히 현실적이다. 치밀하게 잘 짜여진 이 ‘스토리’는 EXO를 만들어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 기원이자 곧 현재다. ‘쌍둥이 그룹’으로 선보였던 EXO-K와 EXO-M은 2013년 EXO라는 이름하에 하나로 만나 ‘밀리언셀러’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지 않았던가.

현재의 절정은 ‘늑대와 미녀’에 연이은 ‘으르렁’이 만들었을 테지만 사실 데뷔곡 ‘MAMA’는 EXO가, 그 이전에 SM이 놓은 신의 한 수였다. 이들의 SMP는 당시 함께 데뷔했던 그룹들에 비해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떨어졌지만 SM 팬덤에게는 정확하게 먹혀들어갔다. 흔히 말하는 라이트 팬이 아니라 심지가 굳은 고정 팬부터 선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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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는 그 누구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준비돼 그에 준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룹이다. 이는 이제 대중들의 반응에서도 완연히 드러난다. 지하철에서, 혹은 도서관에서 은연중에 노래를 따라 부르는 이들은 모두 EXO에 대한 공통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바로 초능력이다. ‘MAMA’의 성적이 어쨌을지언정 사람들은 EXO가 ‘초능력 그룹’이라는 것을 완전히 인식하고 있다.

처음부터 ‘으르렁’이나 ‘늑대와 미녀’같은 음악을 했다면 EXO는 지금보다 빠르고 간단하게 팬덤을 형성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들의 컬러나 콘셉트도 훨씬 옅어졌을 것이기도 하다. 대중성 위에 정체성을 먼저 올린 것. 이것은 SM만이 시도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EXO의 성공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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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멤버의 구성에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EXO는 타 아이돌에 비해 이상할정도로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자아내게 만드는 그룹이다. 보기 드물게 전 멤버가 평균치를 웃도는 잘생긴 외모를 가진데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올곧게 살아있다. 마케팅으로 중무장한 것 같은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상품성의 극대화’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아이돌시장에서 실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보다 큰 음악시장이 있음에도 굳이 이만한 범위에 집중한다는 것은 오로이 이곳에만 존재하는 그 무언가에의 수요다.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나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예쁘고 매력적인 ‘무대 위 인형’쯤 될까.

그렇기에 SM은 EXO의 멤버구성에 있어 이전까지의 그것보다 실력에 대한 무게를 하향평준화했다. 마지막으로 팀에 합류한 보컬 백현과 첸이 없었다면 데뷔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로 EXO는 구성원의 역할이 완벽히, 그리고 극명하게 나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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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멤버를 넷이나 포함하고 있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일본시장은 이미 한국 아이돌이 과포화된 상태다. 더군다나 SM은 일찍이 보아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소녀시대로 이어지는 성공을 거뒀으니 더 이상 일본시장에 대한 메리트가 충분하지 않다 느꼈을 법 하다. 누구보다 빠르게 결단을 내린 SM은 중국이라는 시장으로 빠르게 눈길을 돌렸다.

그 배경에는 슈퍼주니어의 성공이 톡톡히 자리 잡고 있었다. 슈퍼주니어는 SM 최초로 중국인 멤버가 포함된 그룹이었다. 기획사의 입장에서도 첫 시도였던 이들을 필두로 SM은 꾸준히 중국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면서는 슈퍼주니어-M과 같은 실험적인 유닛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서 거둔 소득과 이해를 SM은 곧바로 EXO-M으로 형상화해 중국시장에 데뷔시켰다. 보다 체계적으로, 또 공격적으로 중국시장을 개척하고 나선 것이다. 경험을 바탕한 이들의 전략은 완벽하게 먹혀들어갔다. EXO-M은 데뷔를 마친 2012년에만 ‘음악풍운방 신인성전’에서 베스트 드레서상과 올해의 최고 인기 그룹상을 수상하며 EXO의 가능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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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이후 EXO는 긴 공백기를 가졌다. ‘안하잖아 엑소 컴백’이라는 다소 서글픈 자동 검색어를 만들며 팬들은 마냥 기다렸지만 피드백은 없었다. 음원이 유출되는 사고를 겪으며 또 한 차례 컴백이 미뤄졌을 뿐이다. 그리고 1년이 넘은 기다림 끝에 팬들은 이제껏 없었던 완전체 EXO를 만나게 됐다.

EXO의 정규 1집 ‘The 1st Album XOXO’과 리패키지 앨범은 엑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주력했던 미니앨범 ‘MAMA’와 달리 근 20여간 착실하게 쌓아온 SM의 모든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겼다. 프로듀싱에서부터 마케팅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무수한 노력과 정성이 그대로 드러나 비친다. 그야말로 팬을 위한, 팬들에의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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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만을 말하자면 EXO는 ‘늑대와 미녀’로 공중파 3사의 음악방송에서 모두 1위를 거뒀다. ‘으르렁’으로는 SBS ‘인기가요’, MBC Music ‘쇼 챔피언’,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XOXO’와 리패키지 앨범을 합한 판매량은 무려 100만장을 돌파하며 가요계 역사상 12년만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EXO의 성공에는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SM의 독보적인 마케팅이 자리하고 있다. SM은 절대로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특정층만을 대상으로 마케팅하지 않는다. 잠재적인 고객 계층까지 노려 엄청난 구매층을 만들어낸다. 보고 있노라면 계속해 보고 싶어져 손을 뻗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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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팬덤의 순환은 항상 같다. 늘 기획사를 욕하지만 거기서 빠져나올 수는 없다. EXO 이전에도 수차례 H.O.T.로, 신화로, 또 동방신기로 마음껏 인생을 내주었던 팬들은 질리고 질려 다시는 SM과 얽히고 싶지 않다며 떠나갔지만 결국 EXO로 또 돌아왔다. ‘멀리 돌고 돌아서’ 늘 원점이다.

정규 앨범과 리패키지. KISS와 HUG. 포토카드와 응모권. 팬들은 자신이 농락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그게 SM의 기가 막힌 점이다.

SM은 소비자가, 팬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캐치해 표현해냄으로써 그 외의 이미지 소모를 0에 가깝게 줄인다. 가수의 소모성은 최소화하되 수익은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미지가 생명인 아이돌에게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렇기에 SM식 마케팅에 한번 반응하기 시작하면 다른 마케팅에는 눈길이 가려야 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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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원에 힘입어 SM은 또 한 번 일을 냈다. 바로 겨울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의 그것이다. 선물이자, 편지이자, 예고이기도 한 이번 앨범으로 EXO는 수많은 이야기를 건넸다. 뿐만 아니라 보컬라인을 내세운 ‘12월의 기적’은 이들의 고질병으로 여겨졌던 가창력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워주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12월의 기적’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그야말로 EXO다운 방법으로 완전체 활동의 마무리를 전했다는 것이다. ‘MAMA’ 티저에서 그랬듯 ‘12월의 기적’에서도 EXO는 월식을 바라본다. 데뷔 때에 그랬듯 EXO-K와 EXO-M이라는 평행세계로 회귀해 각자의 활동을 펼쳐 나가리라 암시한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EXO는 누구보다 치밀하게 짜여 계산된 그룹이다. 사실상 SM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더해 움직이고 있는 그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사에서 최상의 레슨을 받고 프로듀싱 돼 무대에 서게 되었으니 이만하면 EXO도 멀리 지구까지 온 보람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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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을 주축으로, 전 세계의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고 있는 EXO. 이들의 성장이 대체 어디까지일 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 가능성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긍정적인 견해를 비치고 있을 뿐이다.

밀리언셀러가 그랬듯 EXO는 분명 앞으로 또 다른 무수한 기록들을 새로 써 갈 것이다. 한국에서, 중국에서, 또 세계에서 만들어보일 EXO의 또 다른 ‘불꽃’을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SM엔터테인먼트, ‘MAMA’, ‘늑대와 미녀’ 뮤직비디오 캡처, ‘XOXO’ 티저-자켓 사진, ‘12월의 기적’ 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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