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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S/S 뉴욕패션위크] 디자이너 이상봉 "내 인생은 37살에 멈췄다"

2012-09-07 14:18:55

‘컨셉코리아’는 한국의 패션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 디자이너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2012년 9월 6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이번 컨셉코리아 멤버 구성부터 굉장히 흥미롭다. 디자이너 이상봉은 2012년부터 손정완은 2011년부터 컨셉코리아에 참여해 온 베테랑 디자이너다. 새롭게 선정된 디자이너 최복호 역시 2004년부터 파리 프레타 포르테에 참여해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 노련하다. 여기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김홍범, 계한희가 참석했다. 신구(新舊)의 조화를 엿볼 수 있어 패션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선정된 5명은 9월과 2013년 2월에 열리는 뉴욕 패션위크에 참여한다. 그룹 프레젠테이션과 개막행사에 참여하며 현지 유명 패션 홍보대행사의 홍보 지원 등을 받게 된다. 뉴욕에 ‘코리아파워’ 를 알리게 될 한류전도사 5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유경 기자 / 사진 배진희 기자] 독보적인 패턴과 한국의 전통을 재해석하기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상봉. 현재 한국 패션계의 중심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는 바쁜 디자이너 중 한명이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역삼동에 위치한 이상봉의 작업실은 자신의 컬렉션과 꼭 닮아있었다. 동양적 무드가 풍기는 벽지를 비롯한 가구, 한국적인 미가 묻어나는 빈티지한 장식품들까지. 그곳에 자리잡은 이상봉과 그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모아놓은 전시장 같은 공간은 또 다른 패션쇼장을 만들어냈다.


오방색-적(赤), 이상봉 “나는 빨강이 두려웠다”

컨셉코리아와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은 이번 패션 프레젠테이션 쇼에서는 한국을 상징하는 전통 색상인 ‘오방색’(五方色)을 주제로 한국과 미국의 문화 간 만남을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이상봉은 오방색 중 적(赤)을 맡음으로써 본인만의 디자인적 색체를 표현할 계획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할지언정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디자인은 속일 수 없나보다. 내가 경험하고 갖고 있는 것들이 나도 모르게 옷에 표현됐다”

이상봉 전 시즌 컬렉션을 살펴보면 시즌에 상관없이 두가지 테마가 존재한다. 하나는 원이며 또 다른 하나는 강렬한 컬러이다. 강렬하면서도 대담한 컬러 중 하나인 빨강과 잘 어울리는 이상봉. 많은 이들이 그에게 일찍부터 레드에 대한 확고한 취향이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원색에 대한 두려움이였을까. 빨강이란 색을 젊었을 때는 써본 적이 없다. 그러나 10년 전 집에 불이 났다. 가족들은 상심에 빠졌지만 나는 어둠 속에서 타오르는 불꽃의 아름다움을 보았다. 한줌의 햇볕과도 같은 어떤 소중한 희망을 보고 그 두려움이 깨진 것 같다”

두려움을 이겨낸 이상봉의 이번 컬렉션은 그의 다양한 삶의 단계들을 대변하고 있다. 분주한 일상 속에 자연과 본인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곤 하는 이상봉은 이번 작품을 어렸을 적 추억인 종이접기로 형상화 했다.

성실함이 돋보이는 테일러링. 이번 시즌 옷으로 종이접기를 하듯 상상의 나래를 펼친 그의 컬렉션은 힘든 과정 속에서도 재미를 잊지 않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내가 해나가야 할 일”

뛰어난 디자인 감각과 넘치는 개성은 훌륭한 디자이너라는 복잡한 요리를 완성하는 여러 가지 재료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좀 더 완벽한 요리를 위해서는 동시대적인 안목, 유행을 한 발짝 먼저 제시하는 통찰력, 아이디어를 완성도 있게 전개해나가는 능력,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는 비즈니스 감각,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을 만한 스타성 등등이 더 필요하다.

이 모든 재료를 갖추고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뜨거운 열정이라는 마지막 재료마저 갖춘 디자이너 이상봉. 예술성과 상업성을 잘 배합한다는 평을 받는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근에는 런던올림픽 축제의 일환으로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에서 성황리에 패션쇼를 끝냈으며 뉴욕 패션위크와 동시에 제주도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친환경 패션쇼를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후 태국 초청쇼와 파리패션쇼까지 전 세계 곳곳을 돌며 한류 패션에 앞장서는 이상봉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말한다.

“문화를 선점하고 세계화 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양인들이 대나무는 일본 것, 매화는 중국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그들이 디자인에서 먼저 사용했을 뿐 그들의 것은 아니다. 내가 먹물이 번지어 퍼지게 하는 산수화법인 발묵법 디자인을 파리에서 선보이자 그들은 이것을 한국 것이라 말했다” 이렇듯 먼저 선보이는 자가 승자인 요즘 같은 문화전쟁의 시대에서 누군가 해내야 할 당면한 당위과제를 단지 이상봉에게 주어졌을 뿐이며 그는 이를 잘 해내가고 있다.

또한 이상봉은 “패션은 경제적인 사업을 선도하며 한류문화 확장의 중심에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패션에 관심을 갖고 디자이너가 인기유망직종으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혼자서 공부하기에는 전문적인 서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지속적인 지원은 힘들지언정 선진국답게 국가 브랜드적인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디자이너 이상봉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방법

동그란 안경을 낀 예민하고 깐깐한 디자이너로 상상했던 나는 만나본 그의 모습에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후배 디자이너들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친구로 남은 이상봉은 그가 사랑해온 자연처럼 맑고 새로운 도전에 들떴으며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상봉은 본인의 나이는 37살 이라고 이야기 한다. 실제 나이가 37살이 아니라 디자인 인생의 행복했던 순간을 37살로 꼽고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나이를 멈췄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잣대나 아름다운을 결정짓는 기준은 숫자에 불과한 나이가 아니라 의식의 차이에 달렸다. 그런 의미에서 이상봉이 말하는 “서로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한국적인 디자인,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방법”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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