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4인조 걸그룹 핑클로 데뷔 이후 솔로, 라디오 DJ활동을 거쳐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발히 활동 중인 옥주현이 bnt와 만났다.
내추럴 무드부터 페미닌 콘셉트까지 차분한 바이브로 촬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모니터링까지 꼼꼼히 놓치지 않는 에티튜드를 내비쳤는데.
Q. 화보 촬영 소감
“맡은 캐릭터로 분장을 해서 프로필을 찍는 공연 위주의 삶에 더 익숙해졌는지, 이렇게 사람 옥주현으로 화보를 찍을 때 긴장도 되고 쑥스럽기도 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촬영할 수 있어서 즐거웠고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감사하다”
Q. 최근 근황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6월 28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보이스 오브 햄릿’에서 ‘햄릿’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내 기억 속의 다양한 감정과 멜로디를 지금의 목소리로 자유롭게 엮어내는 프로젝트 리메이크 앨범 ‘Rhapsodie(라프소디)’를 발매, 겨울까지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 앨범 한 곡 한 곡에 나의 이야기와 해석을 담아볼 예정이다. 지금 공연 중인 햄릿이 끝나면 또 차기작 연습, 신곡 발매, 콘서트 준비로 꽤 바빠질 것 같다”
“‘겉바속촉해’. 주변에서 좀 쉽게 다가오기 힘든 느낌이라 하더라. 정작 친해지면 다르다고 하는데 내가 느끼기에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한…(웃음). 일 할 때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부분들이 있고, 관객분들에게도 멋진 공연을 선사해드려야 해서 겉이 바삭해 보일 수밖에 없지만 사실은 촉촉한 사람이다(웃음)”
Q. 지난 5월 25일 핑클 데뷔곡 ‘블루 레인(Blue Rain)’ 솔로로 27년만 리메이크 발매 심정은
“27년 전 데뷔 앨범 발매일과 일부러 날짜를 맞췄다. 처음부터 생각하고 준비했기에 감회가 새로운 작업이었고 데뷔 시절 생각이 많이 나 설렜고 애틋하다. 데뷔 당시 ‘블루 레인’을 부를 때는 너무 어려 해석이 부족했다 느껴지지만 참 풋풋했던 것 같다. 27년이라는 긴 시간이 모두 삶의 경험이고,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조각들이라 생각하기에 다시 부른 ‘블루 레인’은 예전에 비해 빗방울 자체 밀도가 높은 느낌(웃음). 이번 장마가 유독 길다는 예보가 있던데 비피해는 물론 많이 없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으로 ‘블루 레인’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고, 기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얼른 비가 내려주기를 바라며…”
Q. 주변 반응은 어떤지
Q. 뮤지컬 ‘보이스 오브 햄릿’ 간단한 소개
“너무나도 유명한 셰익스피어 ‘햄릿’, 원래 ‘햄릿’은 남성이지만 젠더프리로 시도하고 있고 배우 혼자 80분 동안 이끌어가며 햄릿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양한 인물을 연기, 노래한다. 락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어 기존에 다양하게 햄릿을 다뤘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연극 ‘햄릿’의 밀도 있는 구성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나 책으로 햄릿의 깊이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연극 햄릿의 영상을 먼저 보고 오셔서 ‘이 극을 콘서트로 풀었다고?’라는 의문을 가지고 오셔도 좋을 것 같다. 짧고 굵게 관객 분들과 함께 즐기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4명의 배우가 그리는 햄릿은 과연 어떨지 골라보시는 재미가 있을 거다. 극이 가진 주제는 개인이 해석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인생에 대한 의미를 함께 찾아볼 수 있고, 어떠한 삶의 태도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라 느꼈다”
Q. ‘보이스 오브 햄릿’ 관전 포인트
“밴드와 함께하며 아주 멋진 LED무대도 있다. 극장도 원형이라 관객들의 몰입도가 아주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 집중력에 힘 받아 멋진 공연을 매회 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햄릿이 끝나지 않는 악몽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주변 상황으로 인해 점점 변화하는 과정을 아주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무엇보다도 오필리어를 향한 햄릿의 깊은 마음을 이런 콘서트 형식에서는 햄릿의 목소리로 접하게 되실 거라는 것 또한 큰 매력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가 처한 상황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거친 파도가 밀려올 수도, 잔잔한 바다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극중극으로 객석에 막 뛰어들어가 관객분들과 함께 미쳐보는 시간이 있다. 후회하지 않으실 거다. 함께 미치러 와달라(웃음)”
Q. ‘보이스 오브 햄릿’ 작품만의 매력을 꼽자면
“몇 가지 단어로 딱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젠더프리, 1인극, 관객소통형, 콘서트, 삶의 고찰, 한 마디로는 ‘긍정적으로 미친 극’(웃음)”
Q.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장르나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
“뮤지컬 ‘웃는 남자’ 그웬플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괴물 역할. 실현 가능성은 낮겠지만 한 번은 도전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Q. 꼭 함께 합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와 그 이유는
“추영우 배우님. 중증외상센터 재밌게 봤고, 노래도 잘하신다고 들었다. 나중에 뮤지컬에 도전하시게 된다면 꼭 만나 뵙고 싶다(웃음)”
Q. 요즘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 있다면
“요즘 후배 분들 보면 유튜브 채널을 많이 개설했더라. 리메이크 앨범 발매 이후에 예전 생각이 부쩍 들어서 그런지 후배 아이돌 분들과의 만남을 갖고 싶단 생각이 든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돕고 싶고,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예전에 핑클 멤버들과 ‘캠핑클럽’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시즌2가 제작돼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Q. 롤모델이 있다면
“패티김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연락도 자주 하는 편인데 만날 때마다 큰 울림과 가르침을 주신다. 삶에 있어서 너무나도 존경하는 분이자 사랑하는 선배님이다. 또 선생님이 너무 귀여우시기도(웃음). 선생님의 노래를 들으며 캐릭터를 다듬은 적도 있고,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역할이 부르는 노래 중 ‘영원한 생명’이라는 곡에서 패티김 선생님을 떠올려 곡 디자인에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Q. 평소 취미
“사실 취미를 즐길 시간이 많이 없다(웃음). 그래도 도예는 꾸준히 하며, 고양이들과 집에서 쉬거나, 요즘엔 바빠서 잘 못하지만 요리하는 것도 좋아한다. 언제 봐도 편한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먹고 이야기하는 것도 취미인 것 같다. 여행도 자주 가면 좋을 텐데…”
Q. MBTI & 본인이 바라본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검사를 아직도 끝까지 안 해봤다. 주변에서는 F(감정형) 인간이라고 말하는데 일할 때만큼은 대문자 T(사고형)가 되려 하고 그렇게 보일 것 같기도 하다. 오랜 친구들은 대문자 F 모습을 잘 알지만(웃음). 상상을 좀 많이 하는 편이라서 N(직관형)도 확실한 것 같다. 맨 앞과 뒤는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멋지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여기서 말하는 멋은 겉이 아닌 비겁하지 않겠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내면의 멋을 잃지 않으려 애쓴달까. 나답게,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다”
Q. 대중들에게 가수 겸 배우 옥주현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예전부터 너무 감사하게도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스스로 더 다듬어 왔고 지금도 같은 마음가짐이다. 요즘엔 ‘지난날에 대한 기억을 음악으로서 회복시켜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 ‘선선한 그리움을 다시 꺼낼 수 있게 해주는 보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느새 데뷔한 지 27년, 뮤지컬을 한 건 20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믿음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갓 데뷔한 신인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웃음)”
한효주 기자 hhz@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