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정용기 감독 “슈퍼맨? 한국에는 홍길동이 있다”

2009-11-29 16: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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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고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고 탐관오리를 벌했던 소설 속 영웅 ‘홍길동’, 만약 그 시대의 정의로운 영웅이 현 시대에 살고 있다면? 영화 ‘홍길동의 후예’는 감히 생각할 수 없었던 홍길동의 후예들이 21세기, 현 시대에 살고 있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그려낸다.

누구나 꿈꿔왔지만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홍길동의 후예’. 이 영화를 연출한 정용기 감독에게 연출 배경에 대해 물었다. “원래 다른 감독님이 이 영화의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에게 한번 연출해보지 않겠냐는 권유가 들어왔다. 때마침 한국 전통의 슈퍼 히어로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흔쾌히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11월26일에 개봉하자마자 ‘기대 이상의 코믹’이라는 반응과 함께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극의 내용과 더불어 캐릭터가 절묘하게 조화됐다는 것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 흔히 말하는 ‘스타’를 등용하지 않았지만 코믹의 장점을 훌륭하게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영화의 캐스팅 비화에 대해 물었다.

“사실 배우 성동일 같은 경우에는 대본 집필 과정에서부터 생각한 캐릭터였던 반면 주인공 ‘홍무혁’에게는 서민적인 영웅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왜 영웅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도 평소에는 서민적이고 평범하지 않느냐. 그런 서민적이면서 영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찾다보니 이범수였다”고 캐스팅 계기를 설명하였다.

이어 정 감독은 “김수로가 맡은 ‘이정민’은 사실 대본상으로는 평면적이고 약한 인물이었는데 김수로라면 좀 더 차갑고 입체적인 인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시영 같은 경우 평소의 쾌활하고 유쾌해 보이는 성격이 ‘송연화’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져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사실 ‘코미디의 제왕’이라고 불리는 정용기 감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 감독을 처음 보면 내성적이다 못해 무뚝뚝하다고 표현한다. 그런 그가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는 것이 의외이기도 한 터.

이에 정 감독은 “내 성격이 많이 내성적이고 무뚝뚝하기 때문에 ‘내가 웃기면 진짜 웃기다’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며 “또 한 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대본에서만 웃음코드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세트, 무대장치, 소품 등 다른 외적인 부분에서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코드는 많이 있지 않은가?”라고 그가 코미디 영화를 연출할 때의 철학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런 정 감독의 연출 방식은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윈스 어폰 어 타임’ 및 ‘가문의 위기’를 비롯하여 그가 연출한 코미디 영화는 모두 손익분기점(BEP)을 넘겼다. 그만큼 정용기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많은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사실 이 부분이 내가 말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매번 BEP를 넘기면서 투자를 받고 새로운 영화를 찍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정 감독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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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코미디 영화감독으로는 이름이 나 있는 정용기 감독. 하지만 정 감독의 꿈은 처음부터 코미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액션 스릴러 물에 관심이 많았다. 내 주위 사람들도 지금 내가 찍고 있는 ‘코미디’의 영화감독 자리는 잠시 내가 외도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코미디 영화를 놓고 싶지는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코미디 영화를 작업하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밝아지고 행복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정 감독은 “영화를 본 후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참 내가 보람된 일을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우울했던 날에 내가 연출한 영화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는 댓글을 봤을 때 희열마저 느껴진다”고 흐뭇해했다.

마지막으로 정용기 감독은 “관객들이 많이 들면 들수록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BEP를 넘겨 새로운 작품에 또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모습에서 작지만 당찬 프로 감독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한경닷컴 bnt뉴스 박영주 기자 gogogirl@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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