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이 꽃핀 궁정, 그 안에는 서로 다른 욕망이 있었다.
17세기 프랑스 궁정을 배경으로 루이 14세와 음악가 장 바티스트 륄리, 극작가 몰리에르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뮤지컬 ‘오페라’다.

9일 오후 7시 공연에서는 조병규가 루이 14세, 백인태가 륄리, 임강성이 몰리에르로 호흡을 맞췄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자신의 존재와 권위를 증명해야 했던 루이 14세. 조병규는 왕으로서의 불안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욕망을 눈빛과 표정에 담아내며,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어린 왕의 무게를 밀도 있게 표현한다. 권력을 손에 쥘수록 예술을 사랑하던 왕이 자신의 권위를 위해 예술을 이용하는 군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는 한층 단단해진 말투와 태도로 분위기를 바꾼다.
그 변화의 곁에는 백인태의 륄리가 있다. 타국에서 건너온 륄리에게 음악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궁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다. 백인태는 탄탄한 성량과 힘 있는 보컬로 왕의 총애를 얻고자 하는 욕망부터 음악가로서의 자존심까지 륄리의 복잡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한다.

몰리에르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풍자로 자신의 목소리를 지키는 인물이다. 임강성은 재치와 여유로 웃음을 만들어내면서도 창작과 권력이 부딪히는 순간에는 한층 날카로운 분위기로 몰리에르의 고민을 드러낸다. 왕의 총애를 좇는 륄리와 달리 자신의 창작을 끝까지 지키려는 몰리에르의 선택이 선명해진다.
이렇게 음악과 연극, 춤이 각각 따로 놓이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맞물린다. 배우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예술을 바라보고 있어 세 사람이 한 무대에 있을 때 서로 다른 결이 더욱 뚜렷해진다.

결국 ‘오페라’는 예술이 권력의 것이 되고,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것을 내어주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되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되짚게 한다.
한편 뮤지컬 ‘오페라’는 오는 18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공연된다.
글: 허정은 기자 / 사진: (주)오차드씨앤씨
eun@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