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술 공연의 재미는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믿기 어려워하는 데서 시작된다. 방금까지 있던 것이 사라지고, 없던 것이 나타난다. 관객은 그 사이의 과정, ‘어떻게’를 궁금해한다.
공연 시작 전에는 무대 화면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입장 시간에 진행되는 짧은 이벤트로, 객석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본 공연은 서로 다른 규모와 분위기의 무대를 교차시키며 진행된다. 대형 장치를 활용한 일루전이 이어지는가 하면, 작은 움직임과 손기술에 집중하게 만드는 마술도 등장한다. 화려한 장면 사이 차분한 무대와 장난스러운 퍼포먼스를 배치하면서 공연의 결을 달리한다.
음악은 이번 공연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다. 각 장면에 맞춰 선곡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에 머물지 않고 무대의 템포를 조절한다. 웅장한 음악이 대형 일루전의 규모를 강조한다면, 리듬감 있는 음악은 퍼포먼스의 움직임과 맞물려 장면의 속도를 끌어간다. 여기에 영상과 댄스가 더해지면서 개별 마술이 하나의 쇼 장면으로 확장된다.

30주년 공연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이은결의 대표 레퍼토리도 고루 등장한다. 오랜 시간 그의 공연을 봐온 관객에게는 익숙한 요소들이고,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그의 마술 세계를 압축해 볼 수 있는 구성이다.
공연의 톤은 한 방향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 규모와 기술을 앞세운 장면과 서정적인 무대가 교차한다. 이은결 특유의 장난기와 말솜씨가 더해지는 순간에는 객석에서 웃음이 터진다. 무게와 유머를 오가는 완급 조절이 120분의 흐름을 만든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규모를 고려한 장치도 눈에 띈다. 무대 양옆에 설치된 대형 화면은 객석과 거리가 있는 관객도 무대 위의 세부적인 움직임과 표정을 볼 수 있게 한다. 손기술이나 작은 동작을 활용하는 마술도 적지 않은 만큼, 공연장 규모에서 오는 거리감을 보완한다.

마술 하나가 끝날 때마다 관객에게 남는 것은 트릭의 원리만은 아니다. 공연은 개별 마술의 놀라움보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흐름을 앞세운다. ‘ONE OF ONE’의 120분은 하나의 트릭을 오래 붙잡고 분석하기보다, ‘어떻게’ 대신 ‘다음은’을 따라가게 만드는 공연이다.
이은결의 데뷔 30주년 특별 공연 ‘ONE OF ONE’은 오는 9월 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아울러 부산, 용인, 인천 등을 순회한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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