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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교실까지 파고든 청소년 도박

김연수 기자
2026-08-10 13: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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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교실까지 파고든 청소년 도박 (출처: MBC ‘PD수첩’)



드라마 ‘참교육’과 ‘모범택시3’ 등을 통해 청소년 도박 문제가 조명된 가운데, 실제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이 ‘PD수첩’을 통해 공개된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실태 조사에 따르면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은 약 15만 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청소년 도박은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도박이 단순한 금전적 피해에 그치지 않고 빚과 폭력, 각종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MBC ‘PD수첩’은 청소년들이 어떤 경로로 도박을 접하게 되는지부터 도박에 빠진 아이들과 가족들이 겪는 현실, 그리고 불법 도박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이들의 실태까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8개월 만에 2억 4천만 원… 도박으로 무너진 열여덟 소년

청소년 도박은 특정한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PD수첩’이 만난 도박 중독 청소년 가운데에는 외국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과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유망주도 있었다. 성적이나 학교생활과 관계없이 누구나 도박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현실이었다.

도박을 처음 접한 장소가 교실이었다는 점도 충격을 더한다. 친구의 권유로 호기심에 시작한 도박은 빠르게 일상으로 파고들었고, 피해 금액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불어났다. 한 청소년은 8개월 동안 도박으로 무려 2억 4천만 원을 잃기도 했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의 지갑에 손을 대거나 집에 있던 귀금속을 몰래 판매한 사례도 있었다. 자녀의 중독으로 가족 전체가 무너지는 상황을 겪은 부모들은 “얘가 내 자식이 맞나. 같이 죽어버리고 싶었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에 도박 중독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는 이유로 ‘미완성의 뇌’를 꼽는다.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의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도박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주일에 50% 이자, 도박빚으로 친구의 ‘노예’가 된 아이

도박이 남기는 피해는 돈을 잃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시민단체 ‘도박 없는 학교’ 조호연 대표는 도박으로 발생한 빚이 청소년 사이에서 또 다른 폭력과 범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이 만난 고등학교 3학년 A학생 역시 지난해 도박에 빠진 뒤 친구에게 돈을 빌렸다. 처음 빌린 금액은 30만 원이었지만 일주일 뒤 갚아야 할 돈은 45만 원이었다. 사실상 일주일 만에 50%의 이자를 붙이는 조건이었다.

이후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다른 친구는 자신의 집에서 도박을 하도록 유도한 뒤 와이파이 사용료 명목으로 시간당 3만 원을 요구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친구들은 돈을 갚으라며 중고거래 사기까지 강요했고, A학생이 이를 거부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 폭력을 행사하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30만 원에서 시작된 도박빚이 한 청소년을 폭력과 범죄의 피해자이자 가해 상황으로까지 몰아간 것이다. 뒤늦게 아들의 상황을 알게 된 어머니는 참담한 심경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단독 공개! 불법 도박사이트의 모집책, 총판 ‘봉이사’의 호화 생활

청소년을 도박판으로 끌어들이는 불법 도박사이트의 운영 구조도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PD수첩’에는 연간 3천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약 1년간 일했다는 제보자가 찾아왔다. 회원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이른바 ‘총판’으로 활동했다는 제보자는 총판 운영자 ‘봉이사’가 오랜 기간 불법 수익을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제보자가 제작진에게 공개한 영상에는 ‘봉이사’가 동남아의 한 클럽에서 고액권 지폐를 술잔에 말아 사람들에게 뿌리는 모습도 담겼다. 아이들이 도박으로 잃은 돈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의 호화로운 생활을 뒷받침하는 구조인 셈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도박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친구의 권유로 도박을 시작하고,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범죄에 내몰리고 있다. 반면 그 뒤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이들이 존재한다.

교실에서 시작된 도박이 빚과 폭력, 범죄로 번지는 청소년 도박의 현실과 그 이면은 11일 화요일 밤 방송되는 MBC ‘PD수첩’ ‘도박소년이 된 내 아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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