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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최대 손실’ 쿠팡…이익잉여금 3.6조 처분 전략 주목

서정민 기자
2026-05-14 06: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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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고 (사진=쿠팡)


쿠팡 미국 본사(Coupang Inc.)가 4년 만에 분기 최대 손실을 기록하면서 한국법인이 쌓아둔 3조6000억원 규모의 이익잉여금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첫 대규모 배당으로 본사에 자금을 수혈한 직후 수익성이 꺾였다는 점에서 추가 배당 여부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쿠팡 미국법인의 연결 기준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한국법인인 쿠팡 주식회사의 이익잉여금 처분 전략이 올해 최대 재무 화두로 부상했다. 

한국법인은 오랜 적자 끝에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고 지난해 3조50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며 첫 배당(1조4600억원)을 단행했다.

문제는 쿠팡 미국법인이 배당 직후인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불거진 3370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일회성 보상 비용과 물류 네트워크의 일시적 비효율이 겹친 결과다. 

쿠팡 미국법인 연결 매출에서 한국법인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 손실은 사실상 국내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직접 반영한다. 2분기에도 약 157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면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소프트뱅크 역시 쿠팡으로 인해 4분기에만 14억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비전펀드 주요 상장사 중 분기 기준 최대 손실이다. 다만 상장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약 41억달러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한국법인의 배당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본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조9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000억원 이상 늘었다. 

1조5922억원의 설비투자와 1조4659억원의 현금배당을 집행하고도 영업 현금 4조6487억원이 고스란히 쌓인 결과다.

총 유동성은 7조1900억원에 달하며,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전체 유동성의 96.1%를 차지한다. 이사회 결의만으로 즉각적인 대규모 자금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추가 배당 시 본사의 글로벌 전략 추진에는 탄력이 붙겠지만, 물류 인프라 고도화 등 국내 재투자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반대로 배당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할 경우 재무적 유연성은 확보되지만, 주요 재무적 투자자(FI)의 불만과 본사 자금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 

대만 사업·파페치 정상화 등 글로벌 확장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