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스널이 2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챔스) 결승 무대를 밟는다.
아스널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1-0으로 꺾었다. 1차전 1-1 무승부에 이어 합산 스코어 2-1로 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아스널이 챔스 결승에 오른 것은 2006년 이후 꼭 20년 만이다.
양 팀의 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버카요 사카였다. 전반 4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슛을 시도했고, 얀 오블락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낸 공이 위험 지역으로 튀어 나왔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은 것이 사카였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정확히 공략한 사카는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를 파고들며 빈 골망으로 밀어 넣었다. 이 골로 아스널은 하프타임까지 1-0 리드를 지켰다.

사카는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만 14경기 연속 골 관여(9골 5도움)를 기록 중이다. 또한 챔스 역사상 아스널 선수로는 처음으로 서로 다른 두 시즌의 4강전에서 모두 득점한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에도 4강에서 PSG를 상대로 골을 넣었지만 당시에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었다.
이 골의 빌드업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은 요케레스였다. 윌리엄 살리바의 패스를 받은 요케레스가 상대 풀백 뒤 공간으로 영리하게 파고들며 오블락을 끌어냈고, 여유 있는 크로스를 올려 트로사르와 사카로 이어지는 찬스를 만들었다.
후반전은 아틀레티코가 공세 압박을 이어가는 구도로 흘렀다. 킥오프 직후 살리바의 실수로 줄리아노 시메오네에게 무수비 슈팅 기회가 돌아갔지만, 가브리엘이 뒤에서 슬라이딩 태클로 극적으로 막아내 동점골을 막았다. 앙투안 그리즈만도 데이비드 라야를 상대로 강한 슛을 날렸지만, 라야가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아틀레티코는 아데몰라 루크만, 줄리아노 시메오네, 로뱅 르 노르망을 빼고 알렉산더 소를로트, 조니 카르도소, 나우엘 몰리나를 한꺼번에 투입하는 트리플 교체를 단행했다. 아르테타 감독도 칼라피오리, 사카, 에제를 빼고 피에로 인카피에, 마르틴 외데고르, 노니 마두에케를 동시에 교체했다.
빅토르 요케레스는 이날 경기에서 유독 빛났다. 득점 없이 교체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운동량과 압박, 최전방에서의 포스트플레이 등 헌신적인 활약이 두드러졌다.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에서 찬스 창출까지 혼자 도맡았으며, 경기 내내 마르크 푸비를 비롯한 아틀레티코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막판 공격 가담에서도 에너지를 잃지 않으며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마일스 루이스-스켈리도 이날 중원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과시했다. 10대의 나이임에도 이번 시즌 두 번째 중앙 미드필더 기용에서 베테랑처럼 안정적인 활동량을 선보였다. 트로사르 역시 부상에서 회복한 이후 오랜만에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아틀레티코 측에서는 앙투안 그리즈만의 퇴장이 씁쓸함을 남겼다. 주요 유럽 대회 128번째 출전을 소화한 그리즈만은 프랑스 선수 중 역대 4번째로 많은 유럽 대항전 출전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날 슈팅 2개에 비해 태클이 4개였을 정도로 아스널의 촘촘한 수비에 막혔고, 후반 중반 교체되며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챔스 경기를 마쳤다.
훌리안 알바레스는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음에도 선발로 출전해 투지를 보였지만, 역시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아틀레티코는 이번 시즌 챔스 전 경기(15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했지만, 이날만큼은 아스널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챔스) 14경기에서 단 6실점만을 허용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아르테타 감독과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모두 경고를 받고, 코케와 칼라피오리도 추가로 경고를 받는 등 감정이 격화됐다. 하지만 심판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에미리츠 스타디움은 환희로 뒤덮였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