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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한숨 돌리나 했더니…美 ‘301조’ 더 무서운 칼 뽑았다, 韓 초긴장

서정민 기자
2026-03-13 0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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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한숨 돌리나 했더니…美 ‘301조’ 더 무서운 칼 뽑았다, 韓 초긴장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도대체 301조가 뭐길래 이토록 파장이 큰 걸까.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거나 불공정하게 대우하는 외국 정부의 관행에 맞서, 미 행정부가 사실상 무제한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보복 무역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일반 관세와 달리 관세율 상한이 없다. 

문제가 된 품목뿐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 제품에도 제재를 가할 수 있고, 부과 기간은 기본 4년에 이해관계자 요청 시 연장도 가능하다. 쉽게 말해, 조사 대상·기간·범위를 미 행정부 재량으로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통상 무기’인 셈이다.

이번 조사의 표면적 명분은 ‘구조적 과잉 생산’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에 대해 “크고 지속적인 대미 무역 흑자를 통해 구조적 과잉 생산의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자장비·자동차·철강·기계·선박을 직접 지목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배경을 이해하려면 최근 미국 내 법적 공방을 살펴봐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국 등에 상호관세를 부과해 왔는데, 미 연방대법원이 이를 위법으로 판결하며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로 전 세계에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하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이 카드는 의회 승인 없이는 최대 150일(오는 7월 말)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결국 301조 조사는 7월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관세 부과 근거를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도 “7월 중순 이후부터는 301조를 통해 상호관세 위헌 판결 이전 수준인 15%로 관세가 복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충격은 수출 전선이다. 철강·자동차·조선·전자·석유화학 등 한국 제조업의 핵심 품목들이 이번 조사 대상 섹터와 정확히 겹친다. 특히 무역법 301조는 디지털·서비스 분야의 비관세 장벽까지 포괄할 수 있어 파급 범위가 넓다. USTR은 이미 ‘2026 통상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의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데이터 이동 제한 등을 미국 기업 차별로 지목하며 301조를 언급한 바 있다. 쿠팡 관련 분쟁은 쿠팡 측이 청원을 공식 취소하면서 일단 리스크가 해소됐지만, 미국이 디지털 규제 분야로 조사를 추가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출 중견·중소기업들은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개별 기업이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가 미 행정부의 보복 타깃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관세율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공급망, 가격 경쟁력, 고객 서비스 등 본연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핵심 전략은 지난해 11월 한미 통상 팩트시트에서 합의한 관세율 15% 상한을 지켜내는 것이다. 당시 양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에는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공식 합의된 관세율은 15%이며 이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USTR·상무부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12일 3500억 달러(약 460조 원) 규모 대미 투자 이행을 위한 ‘한미전략적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킨 것도 협상 카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 백악관은 이를 “긍정적 진전”으로 환영하면서도, “지연됐다”는 단서를 달며 추가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301조 조사 개시에 맞춰 중소·중견기업 수입규제 대응 지원 한도를 기존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자부담을 전면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신청 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301조는 단순한 관세 인상 수단을 넘어, 배터리·전기차·반도체·플랫폼을 아우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서 자국을 우선하겠다는 미국의 장기 전략”이라며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