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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 동메달… 최민정 탈락

서정민 기자
2026-02-17 06: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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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 동메달… 최민정 탈락(사진=연합뉴스)

오뚝이 정신의 김길리(22·성남시청)가 극적인 동메달로 결실을 맺었다.

김길리는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614를 기록, 산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1분28초437)와 코트니 사로(캐나다·1분28초523)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신예가 값진 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 여자부 첫 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의 6번째 메달이다.

김길리의 동메달이 더욱 값진 이유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따낸 메달이기 때문이다. 준결승 1조에서 2위를 달리던 김길리는 결승선 5바퀴를 남기고 뒤따르던 하너 데스멧(벨기에)과 충돌하며 넘어졌다. 데스멧이 손으로 밀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하지만 김길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곧바로 일어나 끝까지 레이스를 완주했고, 심판진이 데스멧에게 페널티 판정을 내리면서 어드밴스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도 드라마는 계속됐다. 5명 중 최하위로 출발한 김길리는 결승선 4바퀴를 남길 때까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3바퀴를 남기고 과감한 인코스 시도로 순식간에 1위까지 치고 올랐다. 하지만 2바퀴를 남기고 벨제부르와 사로에게 연이어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밀렸다. 마지막 바퀴에서 있는 힘을 다해 재역전을 노렸지만 아쉽게 3위로 골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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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 동메달… 최민정 탈락(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김길리 선수의 쇼트트랙 여자 1000m 동메달 획득을 축하한다”며 “대한민국 쇼트트랙 특유의 저력과 집념을 전 세계에 다시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람보르길리’라는 별명을 얻은 김 선수는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순간의 판단이 승부를 가르는 치열한 접전 속에서도 과감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발휘하며 트랙을 질주했다”며 “오늘의 값진 성취가 더 큰 도약을 향한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앞으로 맞이할 모든 도전에서도 별명에 걸맞게 당당하고 힘찬 질주를 이어가길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함께 출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최민정 선수와 노도희 선수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김길리는 이번 대회 내내 충돌과의 전쟁을 치렀다. 지난 10일 혼성 계주 2000m 준결승에서는 미국의 코린 스토다드에게 밀려 넘어지는 대참사를 겪었다. 스토다드가 혼자 넘어지면서 김길리를 밀었고, 김길리는 3위를 달리던 터라 어드밴스를 받지 못하고 탈락했다. 당시 충돌로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잔여 경기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여자 1000m 예선에서도 네덜란드의 미셸 벨제부르와 충돌했다. 설상가상이었지만 ‘람보르길리’는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났고, 결국 동메달로 보답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김길리는 감정이 북받쳐 제대로 인터뷰를 잇지 못했다. “첫 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 결승에 오기까지 많은 부딪힘이 있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눈물을 훔친 김길리는 “결승까지 와서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자’가 목표였다. 정말 후회 없이 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길리는 “가족들이 너무…“라며 끝내 눈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제 내 주종목이 남았다. 잘 치르고 싶다”며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선배 최민정(성남시청)이 링크에서 김길리를 끌어안으며 메달을 축하했다.

대표팀 간판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조 4위로 처지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파이널 B에서 3위(1분31초208)를 기록, 최종 8위로 대회를 마쳤다. 앞선 두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낸 최민정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첫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노도희(화성시청)는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같은 날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5000m 계주 준결승을 통과했다. 임종언, 신동민, 이준서, 이정민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준결승 2조에서 6분52초708의 기록으로 조 1위에 올라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결승은 한국시간 21일 오전 5시 15분 열린다.

한편 남자 500m 예선에서는 황대헌과 임종언이 모두 준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
이로써 한국 선수단의 메달은 총 6개(금1·은2·동3)로 늘었다. 황대헌(강원도청)이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지 이틀 만에 쇼트트랙에서 다시 메달 소식이 이어졌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