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을 때는 멈추는 것이 두려웠다.
우리는 오래도록 멈춤을 뒤처짐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조금 힘들어도 계속 걷고, 조금 지쳐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영화 피렌체는 바로 그 멈춤의 순간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의 삶이 멈춰 선 순간, 그 멈춤이 곧 실패는 아니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때다.
젊을 때는 멈추는 것이 두려웠다. 멈추면 뒤처질 것 같았고, 멈추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것 같았다.
피렌체 속 인물은 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자주 멈춘다. 걷다가 멈추고, 말하다가 멈추고, 생각하다가 다시 멈춘다.
그 멈춤 속에는 포기가 아니라 작은 선택이 있다. 더 이상 무리하지 않겠다는 선택, 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선택. 누군가를 위해 달려온 시간, 나를 뒤로 미뤄온 시간.
그 시간 끝에 찾아온 멈춤은 끝이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는 순간이다. 그래서 피렌체의 멈춤은 슬프지 않다. 오히려 조금 따뜻하다.
관객은 그 멈춤을 보며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떠올린다. 언제부터 쉬는 법을 잊었는지, 언제부터 멈추는 일이 두려워졌는지.
피렌체는 그 멈춤의 순간을 말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장면 앞에서 문득 알게 된다. 멈춤은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다시 바라보라는 신호라는 것을.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