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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중년의 이야기 ③] 삶이 먼저였던 시간들, 우리가 지나온 중년

김민주 기자
2026-01-28 13: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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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되고 나서야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대부분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야 했고, 가정을 지켜야 했고, 하루를 버텨야 했다.

그래서 많은 중년들은 자신의 삶을 살았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저 살아냈다고 말할 뿐이다.

영화 피렌체는 그 살아낸 시간들을 조용히 비춘다.

이 영화는 성공이나 실패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버텨온 시간의 무게를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였던 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부였다는 사실.

피렌체 속 인물들은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 시선 속에는 자랑도 있고, 후회도 있고, 말하지 못한 슬픔도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빠르지 않다. 하지만 느리기 때문에 더 진실에 가깝다.

배우 김민종의 얼굴 역시 이 영화에서 설명보다 기억에 가깝다.

젊은 날의 화려함보다 시간이 만든 표정이 먼저 보인다.

그 표정은 말한다.

삶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였다.

피렌체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의 삶은 누구의 것인가.

중년은 끝이 아니라 다시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다.

삶이 먼저였던 날들 뒤에 비로소 ‘나’가 남는다.

그리고 피렌체는 그 ‘나’를 천천히 불러낸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