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묻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나는 누구였을까.
중년이 되어서야 사람은 비로소 자신을 돌아본다. 어쩌면 중년은 나이가 아니라 자신에게 질문이 시작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영화 피렌체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영화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지 않는다. 대신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묻는다.
그 질문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되면 쉽게 멈추지 않는다.
피렌체 속 인물들은 인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시간을 바라본다.
그 시선 속에는 후회도 있고, 체념도 있고, 그리고 쉽게 말하지 못한 마음도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극적인 장면보다 침묵이 더 많다.
하지만 그 침묵은 그냥 지나가는 침묵이 아니다. 오히려 중년의 마음에 가깝다.
배우 김민종은 이 영화에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지나온 시간을 보여준다. 젊음보다 시간이 묻어 있는 얼굴.
나는 누구였을까,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일까.
피렌체는 답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외면해왔던 질문을 조용히 꺼내놓는다. 그래서 이 영화는 관객에게 말을 걸기보다 스스로에게 말을 걸게 만든다.
중년은 끝이 아니라 나를 다시 묻는 시간.
그 질문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김민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