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두바이 초콜릿'에서 시작된 유행이 2025년 하반기 '두바이 쫀득쿠키', '두바이 소라빵' 등으로 진화하며 디저트 시장을 장악했다.
2024년 하반기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더니, 2025년 현재 '두바이 쫀득쿠키'가 그 자리를 꿰차며 디저트 시장의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했다. 초콜릿이라는 단일 품목을 넘어 쿠키, 버터바, 마카롱, 떡, 머핀은 물론 밥과 김을 활용한 '두바이 김밥'까지 등장하며 '두바이'라는 수식어를 단 디저트가 식품업계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는 개점과 동시에 2030 세대가 매장으로 질주하는 '오픈런' 현상이 연일 빚어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손가락 한 마디 크기에 불과한 두바이 쫀득쿠키는 개당 5000원에서 많게는 1만 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파생 상품인 '두바이 소라빵'은 1만3000원대, '두바이 초코케이크' 한 조각은 1만2000원 수준으로 일반 디저트 대비 2~6배가량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높은 가격 설정에도 불구하고 매장 앞에는 긴 대기 줄이 늘어서고, 배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판매 시작 수 분 만에 '품절' 배지가 붙는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불경기 상황에서도 "한정판 디저트는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는 '디토(Ditto) 소비' 성향이 가격 저항선을 무너뜨린 결과다.
이 거대한 유행의 출발점은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픽스(Fix) 두바이 초콜릿'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디저트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가 선보인 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 크림과 중동식 얇은 면 반죽인 카다이프를 섞어 넣어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브랜드 설립자인 38세의 영국계 이집트인 사라 하무다(Sarah Hamouda)는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느꼈던 강렬한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초콜릿과 다른 특별한 맛을 찾다가 직접 레시피를 개발했다. '캔트 겟 카나페 오브 잇(Can’t Get Knafeh of It)'이라는 재치 있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이 초콜릿은 해외 인플루언서들의 먹방 영상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 같은 확산에는 SNS 알고리즘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숏츠에는 '두바이 쫀득쿠키 먹방', '두바이 디저트 언박싱' 영상이 이용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짧고 강한 자극을 주는 숏폼 영상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한 번쯤은 사 먹어야 하는 유행 간식'으로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영상 제작자들은 초콜릿을 반으로 갈랐을 때 흘러나오는 초록색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의 시각적 효과뿐만 아니라, 카다이프 면이 씹힐 때 나는 '바사삭'하는 소리를 강조한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생산하여 시청각적 욕구를 동시에 자극한다. 청소년과 MZ세대의 반응이 가장 뜨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행은 실제 원재료 수요 증가 수치로도 명확히 확인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두바이 디저트의 핵심 식감 재료인 카다이프의 수입량은 2023년 24톤에서 지난해 304톤으로 약 12배 급증했다. 고소한 맛을 내는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역시 같은 기간 83톤에서 233톤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공급망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25년 세계 최대 피스타치오 생산국인 미국과 이란의 작황 부진이 겹치면서 국제 피스타치오 거래 가격이 전년 대비 30% 이상 폭등했다. 여기에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원가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피스타치오 페이스트와 카다이프, 코팅용 고급 초콜릿은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지만, 식지 않는 유행 수요가 가격 저항을 상쇄하며 고가 정책을 유지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