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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강도강간 소년범 인정

박지혜 기자
2025-12-06 07:12:08
조진웅, 과거 소년범 전력 인정하며 사과…“30년 전 잘못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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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강도강간 소년범 인정 

배우 조진웅(49·본명 조원준)이 고등학교 시절 중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과거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20년 넘게 ‘정의로운 형사’ 이미지를 구축해온 대표 배우의 충격적인 과거가 드러나면서 연예계와 대중이 큰 충격에 빠졌다.

5일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조진웅은 일진 무리와 함께 시동이 걸린 채 주차된 차량을 훔쳐 무면허로 운전했으며, 1994년 고등학교 2학년 당시 특가법상 강도강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았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1994년 1월 서울 방배경찰서는 특수절도 및 강도강간 혐의로 고교생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1993년 11월부터 훔친 고급 승용차로 귀가 중인 10대 소녀들을 유인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았다. 네티즌들은 해당 사건이 조진웅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무명배우 시절 극단 생활 중 폭행으로 벌금형을 받았고,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명을 본명 ‘조원준’에서 부친 이름을 딴 ‘조진웅’으로 바꾼 것도 범죄 이력을 감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보도 후 10시간이 지난 오후 10시경 공식입장을 냈다.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도 “30년도 더 지난 시점에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어렵고, 관련 법적 절차 또한 이미 종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성인 이후 폭행 및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친 순간들이 있었던 점 역시 배우 본인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예명 변경에 대해서는 “과거를 감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 결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진웅은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이후 ‘범죄와의 전쟁’, ‘끝까지 간다’, ‘독전’, ‘강철비’, ‘경관의 피’ 등에서 강인한 형사·검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정의로운 수사관’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tvN ‘시그널’의 형사 이재한 역은 조직 비리와 권력 범죄를 추적하는 소신파 수사관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독립운동가를 다룬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청년 김구를 연기했고, 광복절 기념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하는 등 ‘정의로운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쌓아왔다. 이러한 이미지와 과거 행적의 괴리로 대중의 충격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격렬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저걸 숨기고 의인연기를 했다면 아카데미상 뺨때리는데”, “악역이 연기가 아니었네”, “오래 잘 숨기고 사셨네… 역시 언젠가는 다 돌려받게 되는게 인생이지”라며 조진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서는 “30년 지났다고 판결문이 사라지냐”, “피해자들은 그동안 얼마나 울화통이 터졌을까”라며 피해자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소속사가 “법적 절차가 종결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끝났다고 도덕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진웅의 과거를 암시하는 댓글들이 발견되면서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 공개 예정인 tvN ‘시그널2’의 향방이다. 2016년 방송된 ‘시그널’의 후속작으로 조진웅은 주연 형사 이재한 역으로 출연 예정이다. 사전제작으로 지난 8월 촬영을 완료하고 2026년 6월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이 터져 제작진과 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갱단과의 전쟁’에서 조진웅은 프리젠터로 내레이션을 맡았다. 마약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 특성상 범죄 전력이 있는 배우가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제작진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과거의 잘못과 현재의 성취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청소년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20년 넘게 성실하게 활동하며 쌓은 경력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대중문화 속 ‘정의’ 이미지는 실제 인물의 과거와 어느 정도 일치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조진웅의 논란으로 수백 명의 스태프가 참여한 ‘시그널2’가 공개도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처하면서, 배우 개인의 과거가 작품 전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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