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10일 中東·아프리카 순방 대미…취임 후 다자외교 일정 사실상 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이번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G7·유엔총회·APEC·아세안·G20까지 숨 가쁘게 이어진 올해 다자외교 일정을 이번 순방으로 사실상 마무리했다.
첫 세션에서는 개발도상국 부채 취약성 완화, 다자무역체제 복원, 개발협력 효과성 강화 등 ‘포용 성장’을 위한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 강화 의지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국제 기여 방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 3세션에서 “AI 기술 발전은 모든 국가와 모든 이들에게 고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대한민국도 모든 인류가 AI의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핵심광물 협력과 관련해서는 “광물 보유국과 수요국이 혜택을 공유하는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 의장국으로서 광물 공급국과 수요국의 필요에 맞는 호혜적인 광물 협력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상회의 기간 동안 양자외교도 활발히 전개됐다. 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갖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도 별도 회동했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를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으면 좋겠다”며 수교 140주년인 내년 중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다. 메르츠 총리에게는 “독일이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뤄냈는지, 대한민국이 경험으로부터 배워서 그 길을 가야 한다”며 독일 통일의 노하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도착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원전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이 동행해 에너지 분야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튀르키예는 시노프 지역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을 협상국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UAE·이집트에 이어 튀르키예에서도 에너지와 방산 분야에 초점을 맞춘 ‘실용외교’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보도된 튀르키예 통신사 아나돌루와의 인터뷰에서 튀르키예를 “한국전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운 관계다. 혈맹으로 이어진 형제 국가”라고 높이 평가하며 “한국은 형제의 국가 튀르키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계속 중요하게 여기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약 2주 만인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9~10월 유엔총회와 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의장국으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연이어 다자외교 무대를 소화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던 외교 환경이 이 대통령의 연속 다자외교 행보로 정상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조율 중이지만 연내 개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5일 튀르키예를 출발해 26일 귀국하며 지난 17일 시작된 7박10일 간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마무리한다. 주요 외교 일정을 거의 마친 이 대통령은 귀국 후 사법·경제·사회 개혁, AI 전환,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등 국내 현안에 집중할 전망이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