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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팬들, 정청래 ‘마재윤 언급’ 규탄 성명

박지혜 기자
2025-11-15 07:15:53

정청래 “마재윤도 생각난다” 발언에 스타크래프트 팬들 규탄 성명
승부조작 영구제명 선수를 레전드와 나열…“두 번 상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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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팬들, 정청래 ‘마재윤 언급’ 규탄 성명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게임쇼 ‘지스타 2025’ 현장에서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마재윤을 전설적인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팬 커뮤니티는 15일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정 대표는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게임 미래전략 현장 간담회’에서 프로게이머 처우 개선을 언급하며 “임요환 선수를 비롯해서 이윤열·홍진호·마재윤·박성준, 이런 선수들이 너무 생각이 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선수들은 지금 어디 가서 뭐 하고 있지? 제도권 내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제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재윤은 2010년 고의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혐의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쇠퇴의 결정적 계기 중 하나로 꼽힌다.

스타크래프트 갤러리는 15일 “정청래 대표의 ‘마재윤’ 언급을 규탄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승부조작으로 한국 e스포츠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인물을 레전드와 한 줄에 세워 회상하듯 언급한 것은 e스포츠의 역사를 모욕하고, 팬들이 지켜온 노력과 슬픔을 가볍게 여긴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 번은 승부조작 그 자체로 상처를 받았고, 또 한 번은 그 가해자의 이름이 아무렇지 않게 레전드들과 병렬로 불리는 장면을 지켜보며 상처를 받았다”며 “이 발언이 e스포츠 팬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일이었음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성명에서 세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정청래 대표는 스타크래프트 및 e스포츠 팬, 승부조작 사건 피해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단순 유감 표명이 아니라 왜 이러한 이름 나열이 부적절했는지, 승부조작이 한국 e스포츠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에 대한 인식과 반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둘째,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와 준비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기본적인 역사와 사건 경과조차 숙지하지 않은 채 행사에 참석하는 관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정치권 전반은 향후 게임·e스포츠 관련 정책 논의 시 이 산업이 쌓아온 역사와 팬덤의 정서를 존중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성명은 “승부조작은 스포츠에서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로서 심각한 범죄”라며 “정작 게임·e스포츠 산업을 논의하는 공식 자리에서 승부조작 당사자의 이름을 레전드와 나란히 올렸다는 것은 이 사안의 역사적·윤리적 무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e스포츠를 ‘표·이미지·홍보’를 위한 장식물로만 소비하고, 그 안에 쌓여온 역사와 팬덤의 감정,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정치의 태도가 이 발언에 응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청래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자신이 2005년 게임산업진흥법을 대표 발의했고, 국회 내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의원 모임을 만들어 국회 최초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했다고 소개하며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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