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마재윤도 생각난다” 발언에 스타크래프트 팬들 규탄 성명
승부조작 영구제명 선수를 레전드와 나열…“두 번 상처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게임쇼 ‘지스타 2025’ 현장에서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마재윤을 전설적인 프로게이머들과 함께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팬 커뮤니티는 15일 규탄 성명을 발표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이 선수들은 지금 어디 가서 뭐 하고 있지? 제도권 내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제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재윤은 2010년 고의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혐의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한국e스포츠협회로부터 영구제명된 인물이다. 이 사건은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쇠퇴의 결정적 계기 중 하나로 꼽힌다.
스타크래프트 갤러리는 15일 “정청래 대표의 ‘마재윤’ 언급을 규탄하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승부조작으로 한국 e스포츠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인물을 레전드와 한 줄에 세워 회상하듯 언급한 것은 e스포츠의 역사를 모욕하고, 팬들이 지켜온 노력과 슬픔을 가볍게 여긴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팬들은 성명에서 세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정청래 대표는 스타크래프트 및 e스포츠 팬, 승부조작 사건 피해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단순 유감 표명이 아니라 왜 이러한 이름 나열이 부적절했는지, 승부조작이 한국 e스포츠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에 대한 인식과 반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둘째, 해당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와 준비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기본적인 역사와 사건 경과조차 숙지하지 않은 채 행사에 참석하는 관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정치권 전반은 향후 게임·e스포츠 관련 정책 논의 시 이 산업이 쌓아온 역사와 팬덤의 정서를 존중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어 “e스포츠를 ‘표·이미지·홍보’를 위한 장식물로만 소비하고, 그 안에 쌓여온 역사와 팬덤의 감정,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정치의 태도가 이 발언에 응축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청래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자신이 2005년 게임산업진흥법을 대표 발의했고, 국회 내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의원 모임을 만들어 국회 최초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개최했다고 소개하며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