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해 사망한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해자를 현지로 보낸 대포통장 모집 조직의 핵심 인물을 추가로 검거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17일 숨진 대학생 박모(22)씨를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만든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 등)로 대포통장 모집책 A씨(20대)를 인천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예천 출신인 박씨는 홍씨가 속한 조직의 지시에 따라 지난 7월 17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목격자들 중 일부는 박씨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9월 초 박씨를 A씨에게 소개한 알선책 홍씨를 먼저 검거해 구속한 뒤, 피해자 통장에 남은 자금 흐름과 통신기록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A씨를 추적해왔다.
박씨와 같은 대학에 재학한 것으로 확인된 홍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다음 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홍씨는 박씨를 포함해 여러 명의 명의를 빌려 통장을 개설하게 한 뒤, 해당 통장에 범죄 수익금이 들어오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는 홍씨 외에도 성명불상의 다수가 공동정범으로 기재됐으나, 숨진 박씨는 범행 공범이 아닌 단순 통장 명의인으로 명시됐다. 홍씨가 모집한 통장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들을 속여 빼돌린 금전을 세탁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부검 과정 전반을 참관하며 사망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며, 부검 결과는 공식 통보 절차를 거쳐 국내 수사기관에 공유된다. 박씨 시신은 부검 후 현지에서 화장을 거친 뒤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를 캄보디아로 보낸 구체적 경위와 조직 윗선 등 추가 연루자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검거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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