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1일 새벽,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고립된 70대 남성을 구하려던 해양경찰 이재석 경사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요구조자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 복귀를 시도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14일 방송되는 MBC ‘PD수첩’은 구조가 지체된 경위를 밝히고, 해경 내부에서 조직적인 은폐와 함구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의 실체를 파헤친다.
“살릴 수 있었다” 55분의 공백을 따라가다
당시 드론 영상은 3시 49분까지 생존해 있던 이재석 경사의 모습을 비췄다. 최소 55분의 ‘골든타임’이 있었지만, 당시 파출소에서는 팀장을 포함한 6명 가운데 4명이 6시간 휴게 중이었고 이들은 새벽 3시 무렵에야 복귀했다. 팀장은 이재석 경사의 출동 후 약 1시간 10분이 지나서야 상부 기관에 상황 보고를 했다. 해양경찰을 비롯한 군·소방 등 외부 구조 인력이 수색에 나섰지만, 이 경사는 실종 약 6시간 만인 오전 9시 41분, 인근 해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왜 55분의 골든타임 동안 그를 구조하지 못했을까. ‘PD수첩’은 확보한 영상과 무전 기록을 교차 분석해, 그날 비워져 있던 시간의 기록을 하나씩 되짚어본다.
“영웅으로 만들어라” 함구와 은폐의 명령
사고 닷새 뒤, 故 이재석 경사의 장례식장에서 동료 4명이 입을 열었다. 이들은 “사고 당일 파출소장이 ‘재석이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불필요한 말은 하지 말라’며 함구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PD수첩’은 파출소장이 동료들에게 실제로 함구와 은폐를 지시하는 내용의 녹취를 확보했다. 또한 제작진은 유가족을 직접 만나 당시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유가족에게 언론 접촉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사실도 확인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해경은 사고 경위를 제대로 설명하기보다 언론 접촉을 막는 데만 급급했다. 그들이 숨기려 한 진실은 무엇이었을지, ‘PD수첩’이 그 실체를 취재했다.
MBC ‘PD수첩, 해경 이재석 사망사건–잃어버린 55분의 기록’은 14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