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조선에서 추석 특선 영화 '하이재킹'이 방송된다.

영화는 1968년부터 1972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빈번했던 여객기 납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1971년 겨울, 속초공항을 이륙해 김포로 향하던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 안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한 승객이 사제 폭탄을 터뜨리며 조종실을 장악하고, 북으로 기수를 돌릴 것을 요구한다. 영화는 여객기를 납치하려는 범인과 승객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조종사 및 승무원들의 사투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휴전선을 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인물들의 선택과 갈등이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제작진은 당시 사건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신파적인 요소를 덜어내고 정공법으로 이야기를 밀어붙여 실화가 가진 힘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하이재킹'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배우 하정우와 여진구의 연기 호흡이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 부기장 태인 역을 맡은 하정우는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승객을 지키려는 강한 책임감을 보여준다. 하정우는 특유의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다. 배우 여진구는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하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여진구는 납치범 용대 역을 맡아, 이념 대립이 낳은 비극적인 희생자로서의 복잡한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단순히 악하기만 한 인물이 아닌, 절박함과 분노가 뒤섞인 인물을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두 배우가 조종실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팽팽한 대립은 영화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또한, 베테랑 기장 규식 역의 성동일과 승무원 옥순 역의 채수빈을 비롯한 50여 명의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기내의 생동감을 더했다.

영화 '하이재킹'은 좁은 기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스릴 넘치게 담아냈다. '아수라', '1987', '백두산' 등의 조연출을 거친 김성한 감독은 첫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연출력을 선보인다. 제작진은 실제 비행기와 유사한 세트를 제작하고, 360도 회전하는 짐벌을 활용하여 실제 비행기에 탑승한 듯한 현장감을 구현했다. 전투기와의 추격전 등 사실적인 공중 액션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김성한 감독은 "삶의 끝에 선 사람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듯, 영화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추석 연휴에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안전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