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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참사 현장 구조 영웅들

한효주 기자
2025-10-02 09: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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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뉴스토리’ (제공: SBS)

SBS ‘뉴스토리’는 참사 현장에 출동한 이후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구조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돌아봐야 할 책임과 과제를 짚어본다.

상처 입은 구조 영웅들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다가 정신적 상처로 우울증을 앓아오던 한 소방관이 지난 8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앞서 트라우마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남 고성의 소방관에 이은 두 번째 비극이었다. 생명을 구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항상 밝고 씩씩하게 일했던 사람이었기에 동료들의 충격은 더 컸다. 숨진 소방관과 함께 근무했던 김정수(가명) 소방관은 삶이 가장 빛날 시기에 세상을 떠난 동료를 안타까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반인이라면 평생 한두 번 겪을 법한 끔찍한 장면을 소방·경찰관들은 반복해서 마주한다. 화재, 붕괴, 교통사고 등 수많은 사건사고 현장을 계속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트라우마와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그림자가 된다.

더 많이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계속되는 악몽

올해로 3주기를 앞둔 이태원 참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투입됐던 27년 경력의 경찰 정준 경위는 지금도 현장 근처만 가도 심장이 두근대고 몸이 떨려온다고 했다.

더 많은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은 불면과 무기력으로 이어졌고, 환청과 망상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슈퍼맨 같은 힘이 있었다면 모두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은 지금도 마음속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 있다.

부천소방서에서 근무 중인 이왕수 소방관은 임용된 지 불과 8개월 만에 이태원 참사 현장을 맞닥뜨려야 했다. 현장에서 받은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무력감과 악몽이 반복됐다. 이후 현장에 나설 때마다 기억이 겹쳐 떠오르며 과연 언제까지 이 일을 이어갈 수 있을까 두려움이 밀려오곤 했었다고 한다. 취재진이 만난 한 전문가는 ‘물속을 걸어 지나가면서 옷이 젖지 않는 사람은 없다’며 아무리 강인한 제복 공무원이라도 반복되는 재난 현장 속에서 영향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속을 지나며 옷이 젖지 않는 사람은 없다”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받은 트라우마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소방∙경찰공무원들은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상처를 돌볼 제도와 환경은 여전히 미흡하다.

실제로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는 소방관은 2020년 2천6백여 명에서 지난해 4천3백여 명으로 가파르게 늘었지만, 심리적 상담이나 치료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아픔을 드러내면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히지 않을까 우려되는 경직된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국가 차원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심리 지원과 회복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SBS ‘뉴스토리’는 4(토) 오전 8시에 방송된다.

한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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