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엘이 마침내 폭발했다.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5~6회에서 형사 김나희 역을 맡은 이엘은 그간 쌓아온 불신이 터지는 순간부터, 다시 한번 믿음을 건네는 눈빛, 그리고 결국 정체를 알게 된 후 결별을 선언하기까지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극의 감정선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진범에게서 도착한 전화기를 받고도 최중호(조성하 분)가 또다시 수열만 따로 불러내자, 나희는 끝내 감정을 터뜨린다.
“뭐예요 대체? 우린 뭐 바봅니까? 두 사람끼리 뭔진 몰라도 틈만 나면 쑥덕쑥덕, 우릴 팀이라고 생각하면 여기, 이 자리에서 말해봐요”라며 직설적인 분노를 쏟아낸 나희.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경찰 명찰을 내던지는 행동은 결국 참아왔던 의심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직후, 나희는 수열에게 다시 한번 믿음을 건넨다. 박민재(이창민 분)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데이트앱 정보를 공유하며 수사에 실질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나희가 던졌던 명찰을 조용히 주워주는 수열의 모습은 두 사람 사이의 복잡한 감정선을 암시했다.
이엘은 극적인 폭발과 침묵 속 신뢰 회복의 순간을 모두 시선과 호흡만으로 설득력 있게 완성해 내며 캐릭터의 깊이를 더했다.
피해자가 위급한 상황에 놓였음에도 비상벨을 누르지 못하게 하자 나희는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배성규(김민호 분)에게 “파보라고, 왜 마약팀이 갑자기 여기로 왔는지부터 싹 다”라고 지시한다. 이는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확신에 가까운 눈빛이었다.
결국 나희는 수열이 연쇄살인마 ‘사마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진실을 마주한 나희는 더는 혼란을 견디지 못한 채 “차수열 씨, 팀에서 나가주세요”라고 말하며 수열의 지휘를 공개적으로 거부한다.
나희의 마지막 선택은 믿음보다 팀의 원칙을 우선시한 형사의 결단이자, 이엘 특유의 절제된 감정 연기로 완성된 깊은 내면의 응축이었다.
이엘은 이번 회차를 통해 감정을 폭발시키는 과감함과, 침묵 속 결정을 밀도 있게 끌고 가는 절제를 동시에 보여주며 인물의 입체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 속 톱스타 고희영의 감정 과잉 캐릭터와는 정반대의 연기로, 이엘의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금 증명해 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은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 토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정윤지 기자 yj0240@bntnews.co.kr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